中 ‘위안貨 절상’카드도 꺼낼까…‘변동환율제’ 저울질

  • 입력 2004년 10월 29일 18시 07분


코멘트
9년 만에 이루어진 중국의 금리 인상은 위안화 평가절상 가능성과 맞물려 국제사회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리 인상의 폭은 최소한에 그쳤지만, 중국 지도부가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강제적 행정조치가 아닌 ‘시장경제’ 수단을 선택했다는 점에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고성장 기조는 이어가겠지만 ‘시장 중시’라는 경제운용의 질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위안화 절상되나=중국은 금리 인상으로 위안화 절상과 관련해서는 ‘시간을 벌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미국, 유럽연합(EU)으로부터 절상 압력을 받아온 중국이 과열경기 진정을 위해 위안화 절상과 금리 인상이라는 두 가지 카드를 저울질한 후, 점진적인 수단인 금리 카드를 먼저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다.

사실상 고정환율제를 택하고 있는 중국이 결국 변동환율제로 이행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금리 인상은 ‘위안화 절상의 전주곡’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특히 금리 인상을 통한 긴축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투자가 줄지 않으면 수입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위안화 평가절상을 자발적으로 택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위안화 평가절상에 앞서 연말까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모건스탠리 아시아담당 이코노미스트 앤디 시에 박사는 다음달 중 미국의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중국도 연말에 금리를 한 차례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고성장 자신감=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다소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9%를 넘는다. 하지만 지난해 3.2%였던 물가상승률은 올 6월 이후 5%대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하지만 적지 않은 부담이다.

따라서 이번 금리 인상은 고도성장을 유지하면서 최소한의 조치로 시장 반응을 살펴보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외신들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투자를 억누르지 못하고 대출 증가율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골드먼삭스는 “중국의 금리 인상에 너무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며 현재의 중국 경제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