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긴축정책 ‘부자들은 콧방귀’

  • 입력 2004년 6월 9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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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시 중심상업지구(CBD)에 건축 중인 ‘윈저 애비뉴’ 아파트. 최근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고급 아파트에 대한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베이징=정재윤기자
베이징시 중심상업지구(CBD)에 건축 중인 ‘윈저 애비뉴’ 아파트. 최근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고급 아파트에 대한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베이징=정재윤기자
중국 베이징(北京)시내 중심상업지구(CBD) 한복판.

비즈니스센터가 조성될 이 지역에는 9일 ‘윈저 애비뉴’라는 유럽식 아파트 건설공사가 막바지 작업 중이었다. 평수는 70평에서 120평 정도. ‘베이징의 부자와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위한 초호화 호텔식 아파트’라고 광고하는 이 아파트 현장에는 신흥 부자와 외국인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중국 정부는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갖가지 대책을 잇달아 내놓았지만 베이징의 고급 아파트 건설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었다. 5월 초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긴축’ 발표에 이어 부동산 개발회사들의 은행 대출이나 아파트 판매 기준이 대폭 강화됐다. 80m²(약 24평) 이하의 경제실용 아파트(국민주택)를 제외하고는 건물을 다 지은 뒤에야 판매허가증과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 것.

베이징의 아파트 개발업체 이허자위안(이和家園)의 양옌광(楊燕廣) 사장은 “긴축 조치 이후 상당수 중소 부동산업체들이 도산하는 등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그러나 부동산 열기를 식힐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중국 일간지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올해 베이징시의 부동산 개발 투자는 1149억위안(약 17조235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구 납품업체 베이징메이예(北京美業)의 천창(陳强) 부사장은 “고급 아파트는 개발 허가를 받기가 어려워져 오히려 값이 오르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베이징시의 평균 아파트 가격은 m²당 4000∼5000위안(약 60만∼75만원). 한국 기준으로 평당 200만∼250만원선이다.

일부 최고급 아파트는 m²당 1만위안으로 평당 500만원선에 이른다. 창안다이제(長安大街)의 궁위안(貢院)6호는 베이징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가운데 하나로 80여평짜리 한 채가 840만위안(약 12억6000만원)이다.

베이징=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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