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美 동맹국들 '동요'

  • 입력 2004년 4월 22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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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과 온두라스, 도미니카공화국 등이 잇따라 철군을 발표한 데 이어 이라크 남부에서 대규모 폭탄 테러가 일어나는 등 이라크 치안 상황이 불안해지자 미군이 병력 귀환을 연기하며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이라크에서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부시 "재임 중 미군 감축은 없다" = 부시 미국 대통령은 재임 중에 이라크 주둔 병력을 감축하거나 달아나지 않을 것이며 테러범들과의 협상은 없다고 21일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시내 호텔에서 열린 미국 신문협회와 신문편집인협회 연례행사의 연설을 통해 "이라크에서의 최근 몇 주는 정말 힘들었다"면서 "자유 민주 이라크 건설을 위한 고삐를 결코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미군, 병력 재정비 = 미국 국방부는 1년간의 복무 기간을 끝낸 병력 2만여명의 본국 귀환을 연기했다. 최대 90일간의 추가 복무 명령을 받은 이들은 스페인과 온두라스, 도미니카공화국 군의 철수 공백을 메울 예정이다. 미군은 또 테러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제1기갑 사단의 1개 대대를 신속 대응군으로 재편했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국 합참의장은 이날 워싱턴 하원 군사위원회 증언에서 "미국 병력을 더 보낼 필요가 있을지 모른다"며 추가 파병 가능성을 시사했다.

▽계속되는 동맹국 동요 = 다음달 사임하는 레셰크 밀레르 폴란드 총리는 21일 폴란드 언론과의 회견에서 "스페인군의 이라크 철수 계획은 무시할 수 없는 사항"이라며 폴란드군의 철군 가능성을 언급했다. 밀레르 총리는 "스페인 등 동맹국들이 철군하는 것을 폴란드가 외면할 수만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 대변인은 총리의 발언이 전해진 뒤 즉각 철군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엘살바도르 인권 감찰관인 비트리스 카리요도 기자 회견을 통해 엘살바도르가 자국 군대를 철수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은 "미군이 이라크 시아파 성지(聖地) 나자프와 카르발라를 공격하는 것은 '자살 행위'가 될 것"이라고 말해 미국의 긴장을 불러일으켰다. 하타미 대통령은 "미국이 나자프와 카르발라를 공격하면 이슬람 세계의 분노를 촉발하게 될 것"이라며 "이란은 무크다타 알 사드르와 거리를 두고 있지만 그를 살해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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