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세상]현장에서/인터넷업체 태극기 휘날릴까

  • 입력 2004년 4월 19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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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6시 인터넷 포털업체인 NHN이 긴급 기자회견을 갖는다고 알려왔다. 이 회사가 중국 최대 게임 포털사이트 ‘아워게임’을 운영하는 해홍과 손잡고 중국 게임시장에 진출한다는 내용이었다.

최근 CJ에 인수된 플레너스도 2월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업체인 시나닷컴과 제휴해 중국 게임 포털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인터넷 업계가 이처럼 국내 게임업체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은 일종의 ‘윈윈’ 전략을 노린 것이다.

중국은 인터넷 광대역망 확산 등 하드웨어면에서 급성장하면서 실속 있는 소프트웨어가 아쉬운 상황이고 국내 업체로서는 포화상태인 국내 게임시장을 벗어나 ‘큰 시장’을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게임을 개발할 여지도 많다.

시나닷컴 왕옌 사장은 한국의 인기 온라인게임 ‘고스톱’을 중국 게임 ‘마작’과 견주어 “중국의 30여개 성마다 마작의 게임 방법이 다르다. 그만큼 경우의 수도 많다”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중국 온라인 업체와 사업을 추진하려다 포기했다는 한 인터넷 업체 사장은 “공연히 ‘중국 왕서방’ 이란 말이 있는 게 아니었다”며 혀를 찼다. 중국 업체가 협상을 끌면서 진을 빼는 방법으로 유리한 조건을 취하려 했다는 것.

그는 “단시간에 성과를 보고 싶어 하는 국내 업체와는 생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의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는 2003년 1880억원에서 2007년 9680억원으로 약 4배, 온라인게임 이용자는 2003년 1380만명에서 2007년 4080만명으로 2배가량 각각 늘어날 전망이다. 탐을 낼 만한 시장이다.

중국 진출에 앞장선 이들 기업이 어떤 성과를 낼지 국내 인터넷 업계가 주시하고 있다.

인터넷 강국의 ‘선발대’로서 여러 가지 우려를 불식시키고 좋은 성과를 얻기를 기대한다. 성공한다면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한류 열풍’을 가속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나아가 바다 건너 미국, 유럽 등지에서도 태극기가 휘날렸으면 좋겠다.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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