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암살 이후]美 "야신암살 사전통보 못받아”

  • 입력 2004년 3월 24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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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아메드 야신 ‘표적살해’ 직후인 22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미국은 사전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관계없는 이스라엘의 독자행동이라는 것이지만 아랍 국가들은 믿지 않는 눈치다.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역대 미 행정부 중 가장 친(親) 이스라엘 정권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 행정부 내 유대 커넥션=미국 대외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상당수는 유대인이거나 친이스라엘 인사다. 마이클 린드 뉴아메리카 파운데이션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출간한 ‘부시-메이드 인 텍사스’(동아일보사)에서 이들을 자세히 소개했다.

대표적 인물은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그는 친이스라엘 최대 로비단체인 미-이스라엘공공문제위원회(AIPAC)와 부시 정권의 매개자로서 공개적인 활동을 벌일 정도이다. 울포위츠 부장관은 유년기를 이스라엘에서 보냈고 그의 누이는 이스라엘인과 결혼했다.

미국 전역에서 활동하는 10만여 유대계 회원의 지원을 받고 있는 AIPAC는 1985년 요르단 후세인 국왕이 15억달러 규모의 미제 무기구매를 시도하자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74명의 서명을 받아 저지시킨 적도 있다.

최근 국방정책위원장 자리에서 사임한 리처드 펄은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친밀하다. 그가 이사로 재직했던 홀링거 디지털은 ‘예루살렘 포스트’ 소유주가 거느린 계열사다.

더글러스 페이스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도 변호사 시절 이스라엘 관련 사업에 개입했다.

펄 차관과 페이스씨는 96년 ‘피의 대가’를 치르더라도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를 재점령해야 한다고 권고하는 내용의 ‘완벽한 단절-영토 확보를 위한 새로운 전략’이라는 문건을 작성해 베냐민 네타냐후 당시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딕 체니 부통령과 존 볼턴 국무부 차관도 워싱턴 로비단체인 국가안보문제유대인연구소(JINSA)와 친분을 맺고 있다.

▽선제공격론의 뿌리도 이스라엘?=심지어 부시 행정부의 선제공격론과 일방주의도 이스라엘을 모델로 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선제공격론은 81년 6월 7일 이스라엘 공군이 이라크 오시라크에 있는 핵발전소를 폭격할 때 사용한 ‘선제공격 전술’을 빼닮았다는 것. 당시 이스라엘은 적대국가가 대량살상무기(WMD)를 개발하고 있다는 의혹만으로 전쟁을 시작했다. 신보수주의자들은 20년간 이를 모델로 삼아 토론을 벌여왔고, 9·11테러 이후 선제공격론으로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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