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축구공을]“두살배기 아들도 축구공 좋아해요”

  • 입력 2004년 3월 8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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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연구원에서 연수를 받고 있는 이라크 외교부의 나다 알 샤마리는 5일 이라크에 대한 동아일보의 ‘희망의 축구공 보내기 운동’에 고마움을 표명하고, 이라크의 축구열기에 관해 설명했다.   -김동주기자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연수를 받고 있는 이라크 외교부의 나다 알 샤마리는 5일 이라크에 대한 동아일보의 ‘희망의 축구공 보내기 운동’에 고마움을 표명하고, 이라크의 축구열기에 관해 설명했다. -김동주기자
“난 축구가 별로예요. 축구광인 남편이 늘 TV로 축구만 보고 있으니까요.”

정부 초청으로 지난달 23일 동료 외교관 9명과 함께 한국을 방문해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외교실무를 연수받고 있는 나다 알 샤마리(32).

그는 5일 한국과 동아일보의 축구공 지원사업에 감사하다며 ‘축구에 남편을 빼앗긴’ 이라크 여성의 심정을 농담 삼아 이야기했다.

이라크 외교부 인권과에서 여성과 아동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그는 “이라크에선 TV 채널 4개가 모두 다른 축구경기를 방송하는 일이 자주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또 두 살, 세 살배기인 두 아들이 벌써 축구공을 갖고 놀 만큼 현지의 축구 열기가 뜨겁다는 것.

함께 방한한 이라크 외교부 의전과 소속 오다 알 살마니(31)는 “동아일보의 축구공 지원에 더해 돌투성이인 이라크의 운동장을 정비한다면 참 좋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라크에선 마땅한 신발이 없어 돌밭에서 맨발로 축구하는 어린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이라크 추가 파병을 앞두고 한국 문화와 경제에 대한 이라크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이들을 초청했다.

알 샤마리씨는 “외교관 초청 의사를 밝힌 나라가 45개국에 이르렀다”며 “그 가운데 폴란드 이집트 터키를 놓고 고심하다 한국 정부의 초청소식을 듣고 한국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전통 및 가족을 중시하는 한국문화가 이라크와 비슷한 점이 한국행을 택한 이유.

그는 “한국에 대한 현지 여론의 악화는 사실과 거리가 있다”며 “이라크가 거부감을 갖고 있는 미군도 첫 파병 이후 친절하고 진지한 민사(民事)작전을 통해 이미지를 크게 바꿨다”고 전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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