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한국과 FTA 과연 가능할까”

  • 입력 2004년 2월 11일 1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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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은 체결될 수 있을 것인가.'

한국 국회가 3번째로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무산시키자 라 세군다, 디아리오 등 칠레의 주요 일간지들은 한-칠레 FTA 협상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하지만 FTA 체결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서로 달랐다.

칠레 일간지 라 세군다는 10일 경제면에 '칠레 정부는 FTA 비준 확신, 상원의원들은 비준에 의심'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한-칠레 FTA 체결이 무산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라 세군다는 한국 농민들과 전투경찰의 몸싸움 사진을 게재하며 "한국 농민들이 저렴한 칠레 농산물이 한국 시장을 점령할 것을 두려워해 FTA 비준 동의안 처리에 강력하게 저항했다"며 당시 상황을 자세히 보도했다.

또 "FTA 체결에 대한 일부 상원의원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며 "한-칠레 FTA가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고 칠레에게 큰 이점이 있는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가브리엘 발데스 칠레 상원 의원은 "한국 국회가 FTA 비준을 처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정보가 있어 칠레도 한-칠레 FTA 추진을 몇 개월간 보류한 적이 있다"며 "칠레에 거주하는 한국 대사의 요청으로 칠레 상원이 FTA 비준안을 통과시키기는 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일간지 디아리오와 메르쿠리에는 한-칠레 FTA 체결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봤다.

디아리오는 산티아고 상공회의소 보고서를 인용하며 "한국은 6번째로 큰 칠레의 주요 경제 파트너"라며 "한-칠레 FTA는 칠레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디아리오는 또 "칠레 정부는 한국 국회가 3번이나 한-칠레 FTA 비준처리를 무산시켰지만 결국 FTA를 맺게 될 것임을 확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페르난도 슈미트 주한(駐韓) 칠레 대사도 칠레 일간지 메르쿠리에와 가진 인터뷰에서 "FTA 비준안 처리 '연기'와 '실패'는 서로 다른 의미"라며 "처리가 지연되고 있지만 양국간 FTA는 결국 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칠레 외무부의 리카르도 라고스 베버 다자통상국장도 "한국 농민의 시위는 이미 예상된 것"이라며 "한국 대통령과 모든 의원들이 FTA 비준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비준 전망을 낙관적으로 본다"고 라 세군다 신문에 밝힌 바 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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