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제 운영하는 日 고다이라市 마루야마 유치원

  • 입력 2003년 2월 11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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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뛰놀아요

마음껏 뛰놀아요

도쿄(東京)도 고다이라(小平)시에 사는 야마키시 나오키(山岸直輝)는 집앞 보육원(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생후 3년 8개월된 나오키의 부모는 맞벌이라 보육원에서 오후 늦게까지 맡아줘 안심이지만 아무래도 아이가 커 갈수록 교육적인 면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일본 정부는 학급붕괴와 학력저하 현상에 대한 대책으로 취학 전 자유롭게 놀리는 교육에서 벗어나 도덕성 교육과 읽기 셈하기 교육을 강화하지 않는가. 그래서 찾은 곳이 마루야마(丸山)유치원이었다.

예비체험

7일 오전 만 3∼5세 어린이 350명이 교사와 보조교사 25명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마루야마유치원. 4월 입학을 앞두고 일일체험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와 학부모 100여명까지 합세해 어느 때보다 활기찼다. 학부모들이 강당에서 ‘학부모 교육’을 받는 동안 예비유치원생들은 각 반에서 다른 유치원생 및 교사들과 어울려 유치원 생활을 경험했다. 이날 오전 수업은 그림그리기 노래부르기 멜로디언 연습 등. 유치원생들은 예비유치원생들이 활동하는 것을 도왔고 보조교사들은 낯설어 우는 아이들을 돌봤다. 이날 어린이들은 점심으로 급식업체에서 배달된 도시락을 먹었지만 수요일과 목요일엔 직접 유치원에서 조리한 음식을 먹는다.

과외 체육활동

오후가 되자 뜀틀 매트 균형대 등 각종 체육기구가 들어선 강당에서 과외 체육활동이 진행됐다. 특별활동비를 부담하고 체육 미술 등 특기교육을 시키는데 시간이 있는 학부모들은 한쪽에 앉아 어린이들의 활동을 참관한다.

나오키의 엄마 야마키시 미코(山岸美香·39)는 “어린이들의 흥미를 끌만한 유치원 분위기여서 마음에 든다”며 “정규 교과과정 외에 특별활동도 다양하고 방과 후에도 충실하게 아이들을 돌봐줘 나같이 일하는 엄마들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전거 타고 집으로

이 유치원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포장되지 않은 넓은 운동장과 놀이터. 한켠에는 작은 분수와 봄에 씨를 뿌릴 정원까지 갖춰져 있다. 그래서 한창 뛰어놀 3∼5세 어린이들에게 바깥활동을 많이 시킨다고 마루야마 쓰네오(丸山 恒) 원장은 설명했다.

마루야마 원장은 “일본에서도 출산율 저하로 유치원이 남아돌고 있는 반면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보육원 수요는 늘고 있다”며 “그러나 유치원에서 오후 교실을 운영하는 것을 알고 많은 학부모들이 유치원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초등학교 입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보육원 출신이 3분의 1이었는데 유치원 출신은 3분의 2를 차지했다는 것.

최중희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서울시 지회장은 “0∼5세 어린이가 한 기관에서 생활하는 것은 발달단계상 좋지 않다”며 “많은 잠과 안정이 필요한 아이는 보육원으로, 한창 뛰어다니는 아이는 유치원으로 연령별로 분리해 보육 및 교육시키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주장했다.

'멍멍' 소리나는 유치원 버스

일본의 유아교육체제 역시 유치원과 보육원의 이중구조로 돼 있다. 그러나 고다이라시는 2000년 10월 보육원과 유치원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정책을 채택해 보육원은 0∼2세 보육을, 유치원은 3∼5세 교육을 나눠 맡도록 했다. 이에따라 관내 유치원 15곳 중 7곳에서 종일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보육원에 있는 3∼5세 어린이 중 희망자는 유치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시차원에서 지원책(학부모에게 교육비 지원)을 마련했다.

마에다 마사나오(前田雅尙) 시장은 “보육시설 부족이란 절박한 동기에서 새로운 정책을 도입했다”며 “특히 3∼5세 어린이에게 유치원의 훌륭한 시설과 전문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학부모들의 환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기성 서울시의회 문화교육위원장은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은 유아기교육의 중요성을 말해주고 있다”며 “우리 정부에서도 유아교육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하며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혼재해 있는 유아교육기관의 일원화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중희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서울시지회장은 “가장 중요한 유아기에 많은 어린이들이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우리나라도 유치원 무상교육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다이라=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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