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미사일방어(MD)체제 2004년 실전배치

  • 입력 2002년 12월 18일 17시 57분



《미국이 미사일방어(MD)체제를 2004년부터 실전 배치하기로 함에 따라 미국의 국방전략에 신기원이 열리게 됐다. 계획이 예정대로 진척될 경우 미국은 다른 국가들과의 군사력의 격차를 더욱 벌리게 돼 유일 초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한층 굳건히 하게 될 전망이다. MD체제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MD 개발 상황은▼

미국은 그동안 8차례에 걸쳐 MD체제를 시험했으나 이중 세 차례는 실패했다. 11일 시험발사에선 요격 미사일의 탄두가 추진 로켓에서 분리되지 못한 채 목표물에서 수백마일 벗어난 대기권에서 연소하고 말았다.

성공한 시험도 요격미사일을 따돌릴 수 있는 교란체를 몇 개밖에 사용하지 않는 단순한 조건 하에서 실시된 것이어서 실전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무엇보다 적이 발사한 미사일을 추진단계에서부터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는 MD용 레이더는 아직 개발이 되지 않은 상태이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도 17일 브리핑에서 “나는 미사일 방어체제를 실제보다 과장할 생각이 없다”며 아직 기술적 문제가 적지 않음을 인정했다. 그는 그러나 “미사일 방어 프로그램은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완성될 때는 시작 단계와는 다른 모습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소요 경비-시간은▼

MD체제를 완성할 때까지 얼마나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지 누구도 말하기 어렵다. MD체제는 시험발사 한 차례에 대략 1억달러 정도가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의회는 지난해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 후 MD체제의 연구를 위한 예산으로 80억달러를 승인했다. 국방부의 계획대로 2004년부터 2년간 모두 20기의 요격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기 위해선 15억달러가 더 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부시 행정부가 구상하는 MD체제를 완성시키려면 수백억달러에서 2000억달러 정도가 들고, 기간도 10년 정도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MD추진 배경은▼

미국은 기술적 결함과 천문학적인 예산 지출에도 불구하고 MD체제를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냉전시대와는 크게 달라진 21세기의 새로운 안보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북한 이라크 이란 등 이른바 ‘불량배 국가들(rogue states)’의 테러 및 대량살상무기 위협으로부터 미국과 우방을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MD 주창자인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98년 탄도미사일위협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럼즈펠드 보고서’를 작성해 의회에 제출했다. 그는 이 보고서에서 북한을 비롯한 이들 ‘불량배 국가들’의 미사일 공격 위험을 강조해 MD체제 추진의 근거를 제시했었다. 물론 9·11 테러와 이로 인한 미 본토 방위의 중요성이 강조된 것도 한 요인이 됐다.

그러나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가진 미국이 러시아 중국 등 핵 강대국을 놓아두고 이들 ‘불량배 국가들’의 위협을 강조하는 것은 ‘구실’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다. 중국은 MD체제가 실제론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MD체제를 추진하기 위해 구소련과 1972년 체결했던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에서 탈퇴해 러시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미사일방어(MD)란▽

적국(敵國)이 미국 본토를 향해 발사한 미사일을 인공위성과 레이더를 통해 사전 탐지한 뒤 공중에서 요격해 파괴한다는 방어전략. 이 계획은 1983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핵무기 및 생화학 탄두를 탑재한 적국의 미사일을 우주에서 요격해 파괴한다는 ‘전략방위구상(SDI)’, 일명 ‘스타 워스’로 불린 방어전략을 구체화한 것이다.

이 구상은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전 지구적 제한공격방어계획(GPALS),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전역미사일방어(TMD) 및 국가미사일방어(NMD)계획 등으로 명칭이 바뀌어 오다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다시 미사일방어(MD)체제로 이름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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