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IT강국’ 팔 걷었다…‘20년내 4배 성장’ 견인차로

  • 입력 2002년 11월 10일 18시 08분


‘미국에 조금 못 미치는 한 해 46만5000명의 과학·공학도가 대학에서 배출되고 있다. 베이징 게놈연구소는 쌀의 유전자지도를 이미 해석해 냈다. 7개 반도체 공장은 2004년까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밖에서는 그 깊이와 부피를 가늠하기 쉽지 않은 중국 고과학(高科學·첨단과학) 산업의 한 단면이다.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도 8일 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16대) 개막식 정치보고에서 “이제부터 정보기술(IT) 산업으로 경제적 번영을 달성하겠다”며 ‘IT 입국론’까지 천명하고 나섰다. 20세기 말 샤오캉(小康·의식주가 해결된 중급생활)까지의 경제성장이 석유화학 철강 등 중공업과 노동집약 산업의 덕택이었다면 2020년까지 생산력을 또다시 4배로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은 IT 부문이 맡아줘야 한다는 것.


중국은 이미 자체 위성을 지구 궤도에 쏘아올렸고 유인우주선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10월 텍사스에서 장 주석을 만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도 중국 첨단기술의 무기체계 적용 가능성을 화제에 올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의 잠재력을 상징하는 기업이 ‘토종’ 인터넷 장비업체인 화웨이(華爲). 비즈니스위크 최근호는 “화웨이가 시스코시스템스나 노텔 같은 세계적인 업체들을 상대로 수주전에 나서 25∼50%나 싼 입찰가격을 써내 충격을 줬다”고 전했다.

미국 등 선진국은 중국을 ‘장기적인 위협’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외국 기업들은 인구 13억의 시장에 기술과 자본을 싸들고 몰려가 중국의 잠재력을 키워주고 있다. 에릭슨 알카텔 모토로라 노텔 루슨트 GE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주로 합작을 통해 기술을 넘겨주며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미국에서 활약중인 4만명 이상의 중국계 과학자들을 불러오는 데도 열심이다. 최근 중국이 쌀 유전자지도 해석에 성공한 것도 ‘숙련됐지만 값싼’ 연구인력을 찾아 중국에 온 미 코넬대의 중국계 연구진에게 게놈연구소를 설립해 준 중국과학원의 작품이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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