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3명 OECD포럼서 ‘21세기 비전’ 토론

  • 입력 2002년 5월 14일 18시 40분


“빠르면 10년 내에 새로운 국제 공용통화가 출현할 수 있을 것이다.”(로버트 먼델 미국 컬럼비아대 경제학 교수·9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21세기 창조성의 극대화를 위해 선(禪)을 교육에 도입해야 한다.”(에사키 레오나 일본 시바우라 기술연구소장·73년 노벨물리학상)

“부국과 빈국간의 경제적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비정부기구(NGO) 같은 심판관이 필요하다.”(버턴 리히터 미 스탠퍼드대 직선가속기센터 명예소장·76년 노벨물리학상)

13∼15일 프랑스 파리 근교 라데팡스에서 열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02 포럼’ 첫날 회의에는 노벨상 수상자 3명이 초청돼 21세기 발전방향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다음은 발표 요지.

▼로버트 먼델(99년 경제학)▼

▽‘국제 통화제도의 미래’(먼델)〓70년대 미국이 금본위제에서 탈피하고 변동환율제가 도입되면서 괴리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변동환율제는 문제가 많은 제도다. 국제통화제도가 안

정되려면 일정한 규칙이 필요하나 변동환율제는 규칙의 부재를 의미한다.

아직까지 어떤 화폐도 무려 2500년간 화폐가치의 기준이 돼온 금처럼 확신과 안정감을 주

지 못한다. 그런 안정적인 기준이 사라진 탓에 20세기 세계 경제에 불안정이 찾아왔다. 금이 했던 것과 같은 기능을 하는 새로운 국제 공용통화가 10∼15년 내에 출현할 것이다.

▼에사키 레오나(73년 물리학)▼

▽‘창조성의 극대화’(에사키)〓진공관에 대해 아무리 많이 연구하고 연구에 진전이 있었다고 해서 트랜지스터가 탄생된 것은 아니다.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가 진보를 가져온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기 위한 창의력을 발전시키려면 분석하고 판단하는 데 치중하는 전통적인 교육에서 탈피, 창조적 사고를 창출해내는 현대적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선(禪)을 교육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선은 어떤 특정한 것을 가르치는 게 아니다. 선에서 배우는 게 있다면 그것은 스스로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다.

▼버턴 리히터(76년 물리학)▼

▽‘기술에의 접근’(리히터)〓경제적 진보는 부유하고 힘있는 나라들이 좀더 많은 부와 힘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창출된다. 부국들은 가난한 나라들이 그 경제적 진보에서 정당한 몫을 차지하는 것을 보장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부국과 빈국 사이를 적절하게 조정해줄 수 있는 심판이 필요하다. 현재 최고의 후보는 각국 정부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비정부기구(NGO)다.

개도국 정부의 낙후된 정책 때문에 개도국 연구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최신 지식과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어렵고 비싸다. 선진국은 보조금 지급 등의 방식으로 개도국의 선진기술 접근을 도와야 한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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