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핵심인 파슈툰족 지도자 중 하나인 하미드 카르자이의 무장봉기는 최근 교착상태에 빠진 미국 주도의 대테러전쟁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대규모 공습과 함께 반(反)탈레반 세력의 한 축인 북부동맹을 지원하며 지상전을 수행해왔으나 이렇다할 전과를 거두지 못했다.
또 북부동맹이 우즈베크와 타지크족 등 군소 종족의 연합체여서 전후 ‘거족(巨族) 정권’을 구상 중인 미국은 파슈툰족 중심의 또 다른 반탈레반 세력 구축을 모색해왔다.
이 같은 미국의 전략에 발맞춰 아프가니스탄 내전의 영웅인 압둘 하크 장군이 지난달 26일 아프가니스탄에 침투했으나 탈레반정권에 의해 처형돼 이 같은 시도는 일단 좌절됐다.
그러나 이번에 파슈툰족 내 두 번째 큰 부족인 두라니부족의 대표자인 하미드 카르자이가 무장봉기를 일으킴으로써 탈레반정권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미국이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온 ‘분할통치(Divide and Rule)’ 전략이 성과를 보고 있는 것.
특히 이번 봉기 장소가 탈레반 정권 근거지에서 5마일밖에 떨어지지 않은 남부지방이라는 점에서 탈레반 지도부가 느낄 위협은 매우 큰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무장봉기는 북부동맹에 뿌리깊은 불신을 갖고 있는 파키스탄으로부터 더욱 적극적인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도 향후 전황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선대인기자>eodl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