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붕괴후 아프간 국가행태는…

  • 입력 2001년 10월 12일 18시 33분


‘붕괴 초읽기’에 들어간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 무너진 뒤 이 나라는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까.

이 같은 구상 중의 하나는 보스니아와 코소보, 동티모르와 시에라리온 등에 적용됐던 신식민주의 방식.

실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아프가니스탄을 국제적 보호령으로 전환하는 신식민주의 해법을 구상 중이라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11일 보도했다.

신문은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의 해법에 가장 가까운 모델인 보스니아와 코소보는 아직도 미래가 불투명하다”며 신식민주의 구상이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고 내다봤다.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또 다른 이유는 ‘포스트 탈레반’의 주역으로 부상한 북부동맹 군벌들은 과거 구 소련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뒤 강간, 강도, 살인 등을 수없이 저지른 전력이 있어 주민들의 진정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

아프가니스탄의 넓은 영토를 장악하고 사회기반시설을 복구하기 위해선 대규모 서방 병력지원이 필요한데 과연 미국 영국 등이 엄청난 비용이 수반되는 수천명의 자국 병력 파견을 감수할 지도 의문.

그러나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전례나 이번 공습의 명분에 비추어 아프가니스탄을 사실상 보호령으로 만드는 게 불가피할 것으로 이 신문은 내다봤다.

한편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은 “미국은 탈레반 정권의 내부균열을 이용, 탈레반 온건파 세력까지 참여하는 새로운 거국정부 구성을 추진할 것”이라며 “아프가니스탄은 ‘느슨한 형태의 연방국가’로 발전해 가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느슨한 연방정부가 들어설 경우 매우 수준높은 지방자치가 실현되는 등 새 정부가 최대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면서 “특히 오사마 빈 라덴의 인도에 찬성했던 일부 온건파 탈레반 세력은 새 정부에서 일정한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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