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 대참사]아프간 군현황-내부 상황

  • 입력 2001년 9월 14일 23시 07분


미국의 공격에 대비해 14일 전시태세에 돌입한 아프가니스탄은 무기 수준은 미국에 비해 보잘것없지만 오랜 내전으로 단련된 전투력은 막강하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다. 게다가 국토가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산악지형으로 이뤄져 있어 지상군 전투가 벌어질 경우 공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공략이 힘든 이유〓우선 지정학적인 요인이다. 국토 전체에 걸친 산악 지형이 외침(外侵)에 대한 자연요새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각종 지맥(支脈)과 계곡 등이 국토의 사방으로 발달해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제대로 효과를 낼지 의문이며 특수부대도 역시 힘든 싸움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프가니스탄은 인도양에서 600㎞ 이상 떨어진 내륙국가라 해군과 공군의 지원이 쉽지 않다.

둘째는 강대국과의 오랜 전쟁과 내전 경험으로 300만명으로 추정되는 정규 및 비정규군이 숙련된 전투력을 갖추고 있으며 자존심 또한 강하다는 점이다. 아프가니스탄은 19세기부터 영국군, 인도군과 맞붙어 승리했다. 또 1979년부터 10년간 전면전을 벌인 구 소련군은 사실상 두 손을 들고 철수했다.

셋째는 상당히 위협적인 방공망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SA2 중거리 대공미사일과 육안으로 목표물을 보고 발사하는 휴대용 미사일, 곳곳에 설치된 구경 100㎜와 85㎜ 등 구형 대공포 및 37㎜ 신형 대공포로 무장하고 있어 전투기의 접근이 쉽지 않다.

공군력은 미그23, 미그21 등 구 소련제 구형 전투기가 중심을 이루고 있고 공격용 헬기는 100대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전차는 T60과 T55 등 구형이 고작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지를 핵공격에도 끄떡없을 정도의 지하에 건설해 놓고 있다.

▽왜 아프가니스탄이 테러 지원국이 되었나〓대국들과의 전쟁에서 게릴라전술을 터득한 것이 테러범 육성에 한몫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오사마 빈 라덴과의 국가 차원의 친분 때문이다.

빈 라덴은 구 소련군 침공 당시 막대한 유산을 바탕으로 수천명의 북아프리카 및 아랍 빈곤층 출신 의용군을 무장시켜 아프가니스탄을 지원했으며 자신도 참전했다. 그는 당시의 인연으로 아프가니스탄 최고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로부터 귀빈 대접을 받고 있으며 오마르의 고향인 우르즈간에 안가(安家)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그는 구 소련과의 전쟁 이후 귀향할 곳이 마땅찮은 의용군들을 그대로 거느리면서 테러조직으로 변모시킨 것으로 서방 군사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프가니스탄과 주변 국가〓동쪽과 남쪽은 파키스탄, 서쪽은 이란, 북쪽은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북동쪽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은 이슬람 수니파가 장악하고 있으며 파키스탄 역시 수니파 세력이 강해 우방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이란은 이슬람 시아파가 장악하고 있어 반(反)탈레반 세력을 지원해 왔다. 구 소련권인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은 탈레반과 같은 극단적인 이슬람문화가 침투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타지키스탄의 경우 여전히 탈레반 전복을 노리는 러시아군이 반(反)탈레반 세력을 병참지원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어떤 나라〓미국을 중심으로 한 유엔이 98년부터 ‘테러 지원국’으로 지목해 금수조처를 내림에 따라 경제가 극도로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다. 99년 1인당 국민소득은 800달러 수준. 오랜 전쟁과 내전으로 90년까지 이미 100만명 이상이 숨졌으며 지난해부터 반(反)탈레반군과 전면전 수준의 내전을 벌이고 있다. 탈레반의 극단적인 정책으로 국민은 인터넷 사용이 금지되고 있으며 특히 여성들의 인권은 ‘짐승 수준’이라고 호주의 한 일간지가 최근 전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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