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장관 北관련 발언 변화]한미정상회담 이후 비판 주춤

  • 입력 2001년 7월 27일 18시 39분


27일 개최된 한미 외무장관회담의 최대 의제는 6월 미측의 북-미대화 재개선언에 대해 두 달째 ‘침묵’하고 있는 북측의 의도분석과 향후 대응책이었다.

양국은 남북관계 진전 및 한반도 평화를 위해 조속한 북-미대화가 바람직하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했지만 대화의 방법에 대해서는 미묘한 견해차를 보였다.

이날 양국간 대화 분위기는 미측이 상대적으로 느긋한 태도를 보인 반면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등을 위해 갈 길이 바쁜 한국측은 초조한 모습이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물론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부장관,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 등은 한 목소리로 “북한이 북-미 및 남북대화에 적극 나서도록 한미 양국이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이는 북-미대화의 조기 재개를 위해 미측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줄 것을 요청한 것.

그러나 파월 장관은 우리 정부의 입장에 공감하면서도 “조건 없는 대화 재개를 북측에 요청한 만큼 공은 북측에 넘어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외무장관회담 뒤 “파월 장관은 ‘북한과 언제 어디서든지 어떤 의제에 대해서도 대화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는데 북측이 계속 미측의 전제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북-미대화 재개에 대한 한국측의 지나친 ‘조바심’을 경계하는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와 관련해 에드워드 동 미 국무부 한국과장은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측도 식량문제 해결, 경제발전 등 해야 할 일이 많은 만큼 언제까지 여유를 부릴 수는 없을 것”이라며 “북한과의 협상 관련국들 중 조급하게 서두르는 나라는 오직 한국 뿐”이라고 꼬집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파월 장관은 임 장관과의 면담에서는 중단된 남북대화 재개를 위해 한국측은 어떤 구상과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임 장관은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추진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간 대화 재개 방안을 설명하고 미측의 이해를 구했으며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침체된 북-미 및 남북관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요소가 많다고 설명했다.

임 장관은 김 위원장이 향후 러시아 방문과 같은 ‘직접적인 움직임’을 통해 북한에 필요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를 측면에서 돕기 위한 한미간의 긴밀한 공조를 요청했다.

<부형권·김영식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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