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윈-윈전략 곧 포기"…LA타임스 보도

  • 입력 2001년 4월 16일 18시 37분


미국 국방부는 중동과 한반도에서 2개의 전쟁을 동시에 수행해 승리로 이끈다는 소위 ‘윈―윈(win―win)전략’을 곧 포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가 15일 보도했다.

미 국방부가 추진중인 ‘윈―윈전략’ 폐기는 미국의 외교 국방정책은 물론 세계 정세에도 커다란 변화를 불러올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 분명하다.

특히 미 국방부의 아시아 태평양 중심 군사력 재편 방안과 더불어 향후 미군의 구조와 역할에 상당한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윈―윈전략은 육군을 위주로 하는 전략이기 때문에 이것이 폐기되면 당장 전차와 포대 등의 필요성이 크게 줄고 항공모함과 전투기 규모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2개 지역에서 발생한 전쟁을 동시에 승리로 이끈다는 윈―윈전략은 90년대 들어 미군이 국지전에 대비해 세운 전쟁 대응전략의 대원칙이었다. 특히 윈―윈전략은 한반도와 중동에서 동시에 전쟁이 발발하는 경우를 주요 모델로 하고 있어 한반도 안보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전략은 91년 딕 체니 국방장관(현 부통령)과 콜린 파월 합참의장(현 국무장관)이 주도한 군사보고서에서 처음 제기됐으며 93년 공식 채택됐다.

윈―윈전략의 폐기는 조지 W 부시 새 행정부가 마련중인 21세기 신군사독트린에 따른 것이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지난달 부시 대통령에게 “미군의 군사전략을 유럽에서 아시아 태평양 중심으로 전환하고 윈―윈전략을 포기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는 새 행정부가 윈―윈전략을 폐기하기로 한 이유를 △10년 전에 비해 윈―윈전략의 상대라고 할 수 있는 이라크와 북한의 군사력이 약해졌고 △남한의 군사력이 강화됐으며 △미 군사력으론 사실상 2개의 전쟁을 치를 수 없다는 점 등으로 설명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군사전문가 마이클 오핸런은 “윈―윈전략의 수행을 위해서는 1개 전선에 각각 4,5개의 사단과 해병여단, 10개 전투비행단, 50대의 장거리 폭격기, 5개 항모전투단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사실상 윈―윈전략은 실행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윈―윈전략 반대론자들은 “윈―윈전략은 육군 위주의 재래식 전쟁에 집착하는 ‘근시안적 개념’”이라고 비판한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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