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위산업체, NMD 수주경쟁 치열

  • 입력 2001년 1월 31일 17시 05분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 구축을 강행하겠다고 천명함에 따라 방위산업체간에 이를 수주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의 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은 30일 "앞으로 수개월 내에 부시 대통령은 어떤 종류의 기술과 방산업체를 선택할 것인지를 결정할 것"이라며 "선택된 소수의 업체는 수백억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거두겠지만 탈락 업체들은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에는 완벽한 미사일 방어체제를 모색하기 위해 방산업계 전반에 200억 달러를 투입했지만 부시 행정부는 1, 2개 업체와만 발주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각종 미사일 방어체제 개발에 나선 방산업체는 레이시온, 록히드 마틴, 보잉, 제너럴 다이내믹스, 리튼 인더스트리즈, TRW 등 6개사. 이 가운데 어느 업체가 선정될 지는 부시 행정부가 지상 해상 공중 우주 등 4가지 유형의 미사일 방어체제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상 요격 시스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검토해온 것으로 100기의 미사일을 알래스카주에 배치해 미 본토로 날라오는 적의 미사일에 요격체를 발사해 충돌시켜 파괴하는 시스템. 부시 대통령이 이를 채택할 경우 2006년까지 1차로 20기의 미사일이 배치될 예정이다.

보잉사가 주계약자로 추진 로켓을 생산하고 있고 레이시온사는 요격체와 '고성능 레이더'를, TRW사는 시스템 운영 소프트 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기간 중 이 시스템은 동맹국들을 보호할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또 50명의 노벨상 수상자들도 상대의 미사일 탄두와 교란체를 제대로 식별할 수 없는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해상 요격 시스템= 최첨단 이지스 구축함의 미사일 방어체제를 개량해 미 본토를 보호하기 위한 것. 해군이 검토중이다. 현재는 방어 범위가 1000마일(1600㎞)이지만 이를 3000 마일(4800㎞)로 늘리기 위해 올해 연구비로 4억5700만달러가 책정돼 있다. 총사업비는 500억달러에 이를 전망.

이 시스템은 상대방의 미사일이 발사된 직후 추진 단계에서 이를 감지해 요격해야 하나 미사일 추진 단계는 채 4분이 안되기 때문에 상대국의 발사 예상 지역에 군함을 미리 배치해야 한다.

북한 미사일은 해상에서 요격할 수 있으나 내륙에 있는 이란 이라크의 미사일은 막기 어려운 것도 단점이다.

▽공중 레이저 요격 시스템= 특별히 개조한 보잉 747기에 케미컬 레이저를 장착해 레이저 빔으로 상대 미사일을 요격하는 시스템. TRW사가 레이저 기술을, 록히드 마틴사는 레이저 빔 조준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2년간 국방부가 연구비로 지불한 금액은 10억달러로 2007년까지 배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레이저는 재사용이 가능하나 대기의 변화에 따라 굴절이 있을 수 있는 게 문제. 또 상대국 주변에서 747기를 계속 띄워야 하는데 드는 비용상의 문제도 있다.

▽우주 레이저 요격 시스템= 록히드 마틴, 보잉, TRW사가 2012년 실험을 목표로 2억4000만달러를 투입해 공동으로 시범 프로그램을 개발중이다.

미국과 우방 보호에 가장 이상적이나 국제사회에선 '우주의 군사화'에 대한 우려에서 이 계획에 크게 반대하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