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 회견]APEC회의 준비 그린우드 총책임자

  • 입력 2000년 10월 31일 19시 04분


《제1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11월15∼16일)를 앞두고 미국의 APEC 실무 총책임자인 로렌스 그린우드 조정관이 지난달 30일 아시아 기자단과 국제 화상 회견을 통해 미국의 APEC정책을 밝혔다. 그린우드 조정관은 APEC 회담에서 본격 논의될 아시아 경제위기, 고유가 대책, 북한의 APEC 가입 등에 대해 답변했다. 회견은 한국 일본 홍콩 말레이시아 필리핀의 기자 20여명이 각국 미 대사관에서 워싱턴에 있는 그린우드 조정관에게 질문을 해 답변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에서는 동아일보와 MBC방송 기자가 질문자로 참여했다.》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주로 논의될 의제는 무엇인가.

“이번 APEC의 주제는 ‘신경제’다. APEC 회원국간 정보기술(IT) 교류를 늘리는 ‘e시장(e―Marketplace)’ 체제 구축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있을 것이다. 올 초 APEC가 결의한 전자상거래 과세 면제에 대한 의견 조율과 IT 인력을 파견하는 문제도 본격 거론될 것이다. 베트남 브루나이 등 IT 능력이 부족한 일부 회원국은 미국 한국 일본 등에 이미 인력 파견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북한의 APEC 가입 문제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북한은 8월 아시아개발은행(ADB)에 가입 신청을 내면서 국제무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할움직임을 보였다. 최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북한의 APEC 가입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명한 데 이어 주룽지(朱鎔基) 중국총리,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총리 등도 환영의 뜻을 표했다. 기본적으로 북한의 APEC 가입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2008년까지 신규 회원국 가입을 유보하기로 결정한 바 있어 북한의 가입 문제를 심사하기 위해서는 회원국간 긴밀한 협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중동 유혈사태로 인해 고유가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APEC 차원에서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가.

“이번 APEC 정상회의의 양대 축은 신경제와 고유가 대책이다. 그만큼 유가 상승에 대한 회원국들의 우려가 크다는 뜻이다. 지난해 9월 APEC 에너지 실무그룹 회의에서 논의된 회원국간 원유 상호교환 제도와 대체에너지 개발자금 확보 등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가 있을 것이다.생산국과 소비국간 원유 수급 현황을 조절하기 위한 비축유 확보와 에너지 절약 캠페인 전개 등도 관심있게 논의될 것이다.”

―최근 동남아 외환시장이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도 주가가 폭락하는 등 위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가 또다시 경제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아시아는 비슷한 시기에 경제위기를 겪은 러시아나 중남미보다 훨씬 신속하게 위기를 벗어났다. 빨리 위기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철저한 개혁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문제다. 그러나 아시아는 실업률 인플레 등 기초 경제여건이 비교적 튼튼하기 때문에 다시 위기가 올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한 회계투명성 강화, 금융종사자의 자질 강화, 헤지펀드 규제 등이 이번 APEC 회의에서 본격 논의될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의 뉴라운드 회담 실패 이후 세계 각국은 양자간 무역협상을 중시하는 분위기다. APEC는 이같은 무역환경의 변화를 어떻게 보는가.

“양자간에 이뤄지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WTO 다자간 교역체제의 기본 틀을 제공한다. 그러나 FTA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교역의 형평성 유지와 가입국 개방이 전제 조건으로 제시돼야 한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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