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사태 Q&A]아랍권, 이슬람교리로 뭉쳐 팔 지원

  • 입력 2000년 10월 25일 18시 37분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24일 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전화를 걸어 이집트의 샤름알셰이흐 휴전합의 이행과 중동평화회담 재개 방안을 논의했다. 아라파트 수반은 이스라엘과의 협상보다는 인근 아랍국의 지원을 극대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동사태를 둘러싼 국제 정세를 문답 형식으로 알아본다.

―미국은 왜 중동에 관심이 많나.

“흔히 석유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석유는 여러 가지 요인 가운데 한가지에 불과하다. 미국은 국내 석유소비량의 5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중동산이 수입물량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20% 가량이다.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서 세계 각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미국의 ‘자존심’이 석유보다 더 큰 요인이란 분석도 있다. 미국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유대계의 압력 때문에 중동문제는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항상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어느 정도 가까운 사이인가.

“미국은 최근 유엔 총회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시위대 과잉 진압에 대한 규탄 결의안을 채택할 때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를 비롯해 미국은 그간 국제무대에서 줄곧 이스라엘을 지지해 왔다. 미국내 유대계는 정관계는 물론 재계 언론계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소득수준이 높은 편인 이스라엘에 미국이 해마다 30억달러(약 3조3000억원)의 원조를 하고 있는 것도 미국내 유대계의 힘 때문이다. 이 액수는 미국 대외원조금의 20%를 차지한다.”

―이―팔사태를 보는 아랍권의 시각은 어떤 것인가.

“아랍국가는 이슬람교라는 종교적 고리로 묶여있다. 아랍인은 이스라엘을 중세시대 십자군의 계승자로 생각한다. 이슬람권을 말살하려는 이교도의 침략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국가는 난민이 자국에 들어올 것을 우려해 팔레스타인을 지원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모든 아랍국가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나 정도의 차는 있다.

이스라엘과 평화협상을 맺은 이집트 요르단 등은 온건파에 속한다. 리비아 이라크 이란 등 서방세계가 경계하고 있는 국가는 강경론을 펴고 있다.”

―소국인 이스라엘이 전 아랍권을 상대로 큰소리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나.

“이스라엘의 인구는 580만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20%는 아랍계다. 그런데도 이제까지 아랍권 국가를 상대로 치른 4차례의 전쟁에서 모두 승리했다. 비결은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유대계의 후원 덕택이다. 유대계의 애국심은 각별하다. 약 2000년 만에 되찾은 ‘국토’를 지키겠다는 이스라엘인의 강한 의지도 무시할 수 없다. 즉시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이 60만명에 달하며 핵무기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등 군사력도 막강하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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