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역대 수상자들

  • 입력 2000년 10월 13일 23시 41분


노벨상의 꽃은 뭐니뭐니 해도 ‘평화상’. 1901년 노벨상 창설과 함께 올해로 100주년을 맞는 평화상은 매년 세계 각국으로부터 100명이 넘는 개인과 단체가 추천돼 불꽃튀는 경쟁을 벌인다. 평화상 수상자에게는 900만 스웨덴 크로네(약 10억원)의 상금과 함께 최고의 명예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 중 현재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인물은 중동평화협정을 이끌어 낸 공로로 1995년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와 공동 수상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의장.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맡고 있는 그는 중동평화를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유혈충돌 사태가 전면전 위기로까지 치달으면서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지구촌의 관심이 쏠려 있을 정도.

1993년 상을 받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1991년 수상자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지여사도 대표적인 인물. 흑백차별 정책에 저항하다 44년 동안 감옥생활을 한 뒤 영예를 안은 만델라 전대통령은 지난해 퇴임을 계기로 아프리카 지역분쟁의 해결사로 활약하고 있다. 4월에는 아프리카 에이즈기금 마련을 위해 영화배우 말론 브란도와 함께 이탈리아 텔레콤의 광고에 출연하기도 했다.

1988년 미얀마 민주화운동 이후 12년째 체포와 가택연금 생활을 하고 있는 아웅산 수지여사는 군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비폭력 투쟁으로 미얀마 민주화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티베트의 정신적인 지도자 달라이 라마도 빼놓으면 섭섭해 할 수상자 중 한 사람. 1989년 평화상을 받은 달라이 라마는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에 머무르며 중국의 티베트 지배가 부당함을 세계에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달라이 라마는 다음달 한국과 대만을 잇따라 방문할 계획이지만 중국의 압력으로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소련의 개방개혁 정책을 추진, 1990년 평화상을 수상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소련대통령은 ‘고르바초프 재단’을 만들어 국제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국제무대에서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는 최근 뉴스전문방송인 러시아 N―TV의 이사장으로 취임, 러시아 자유언론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동티모르 독립운동에 기여한 1996년 수상자 카를로스 벨로 주교는 현재 세계를 돌며 인도네시아군의 잔혹행위를 고발하고 있고 1983년 평화상을 탄 레흐 바웬사 전대통령은 이번 폴란드 대선에 참여해 겨우 0.8%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으나 여전히 재선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1997년 상을 탄 조디 윌리엄스 국제지뢰금지운동(ICBL)대표는 한국과 베트남 등 전쟁을 치른 경험있는 나라들을 방문, 지뢰의 위험성과 대인지뢰금지 협약의 비준을 촉구하고 있다.

노벨평화상은 1901년 첫 번째 수상의 영예를 국제적십자사와 프랑스 자유소사이어티를 창설한 장 앙리 뒤낭과 프레데릭 파시에게 수여한 이후 지금까지 1,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1916년과 1940년에서 42년까지 모두 4차례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평화상은 1980년대 이후 많이 개선되고 있으나 역대 수상자의 대부분이 미국과 유럽에 편중돼 있으며 선정 과정에서 정치적 고려가 많이 작용한다는 일각의 비판도 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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