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포럼]"도겐선사 생태정신 통해 자연현상 접근방법 깨달아야"

입력 2000-09-28 19:10수정 2009-09-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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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중국과 일본의 시를 읽고 노자와 장자의 도교 경전을 읽으면서 강렬하게 아시아로 향했다. 일본의 선사인 도겐(道元)을 발견한 것은 선(禪) 사상에 도달하고 몇 해가 지나서였다.

평생 일본과 중국의 산을 오르내리면서 산과 강의 의미를 깨우친 ‘산수경’을 읽은 뒤 실천과 자연 현상계에 대한 그의 접근방법을 깨닫게 됐다. 그때 나는 단순한 ‘자연사랑’을 뛰어넘어 모든 영역을 섭렵하는 어떤 위대한 정신과의 만남을 의식하였다.

자연에 대한 깊은 감수성을 가졌던 불교 승려는 일종의 생태학자다. 생태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인간과 인간의 경제가 지구를 대접하는 방식이 극단적으로 파괴적이라고 말해 왔다. 그러나 과학적 정보 자체는 정부나 세계 지도자나 대중을 움직이지 못한다. 환경에 대한 공공정책을 변경시키고 사멸 위기에 있는 종을 구하기 위해 이들을 움직이려면 사회 전반의 심중에 깊이 파고 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는 과학자의 일거리가 아니다. 현대인의 생활방식을 바꾸는 것은 일종의 법계의 일이며, 헌신적으로 도를 따르는 자들, 곧 실천과 통찰로써 지혜와 자비의 균형을 맞출 수 있어 남의 눈을 열어줄 수 있는 자들의 몫이다. 나는 불교, 특히 옛 도겐의 사문이 이 일을 어떻게 행할지를 알려 줄 것이라고 본다.

도겐은 ‘산수경’에서 “산은 나라에 속하나, 실지로는 그것을 사랑하는 자에게 속한다”고 말했다. 이 말이야말로 세계의 정부 및 기업체들과 토지 사용 정책을 토론할 때 꼭 어울리는 말이다.

나는 정신적이고 세속적인 일에 대해 말하는 ‘원형적 생태론자’인 도겐으로 되돌아가고자 한다. “부처들과 같이 공부하는 너희는 물을 공부할 때 사람의 관점에 매이지 말지니라. 구름 속에도, 공중에도, 불 속에도, 풀 속에도 중생이 세계가 있다”(‘산수경’).

‘제 3 밀레니엄’을 향하고 있는 우리는 후기 자본주의의 꼭두각시들이지만 도겐의 가장 훌륭한 면모와 동일시할 수도 있겠다. 교사로서의 도겐은 모든 중생이 나름의 정통성을 지니고 있다는 진리를 알게 해 주며, 개인의 에고는 물론 인간이란 종족의 에고를 극복할 수 있게 한다.

나는 부처와 플라톤의 나라에서 똑같이 멀리 떨어진 후진사회 출신으로서 이런 말을 하고 있다. 이 사회에 사는 독선적인 사람 중에는 법계는 고사하고 다윈 진화론조차 들어보기를 거부하는 자들도 있다.

<정리〓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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