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전 다운 받자" 냅스터 북새통

  • 입력 2000년 7월 28일 18시 40분


온라인 음악파일의 무료 배포 사이트인 냅스터에 대해 미 연방지법이 26일 잠정 폐쇄 결정을 내린 이후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냅스터는 항소법원에 폐쇄판결 유예신청을 냈으며 대학생을 중심으로 음악파일 MP3 애호가들은 CD 불매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음반업계는 즉각 연방지법의 결정을 환영하고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인터넷 기술의 진보를 법적 소송으로 막는데는 한계가 있다”며 신기술을 이용한 음반 판매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냅스터와 네티즌의 반발〓냅스터는 28일 밤 12시(한국시간 29일 오후 4시)까지 냅스터 웹사이트를 폐쇄하라는 샌프란시스코 지법의 매릴린 패틀 판사의 판결을 유예해 달라는 청원서를 27일 항소법원에 제출했다.

냅스터의 변호인단은 샌프란시스코의 제9순회법원에 제출한 청원서에서 “패틀 판사가 냅스터측에 충분한 진술 시간을 주지 않았다”며 “냅스터는 구매자들에게 여러 음악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궁극적으로 음반 판매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냅스터측은 또 “패틀 판사가 저작권법을 부적절하게 확대해석, 신기술에까지 이를 적용해 ‘저작권법 확대 문제를 의회에 맡기라’는 대법원의 권고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냅스터측은 이 사이트의 사용자들이 음악을 개인용도로 다운로드하고 있을 뿐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에 관한 우려는 없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패틀 판사의 판결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냅스터가 폐쇄되는 동안에는 CD를 구매하지 말자’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개시했다. 현재 5000여명이 서명을 했으며 조만간 냅스터를 제소한 미국 음반산업협회(RIAA)에 이를 제출할 계획이다.

많은 네티즌들이 냅스터 웹사이트 폐쇄 시한전까지 음악파일을 다운받기 위해 대거 몰려들어 냅스터 웹사이트는 28일 제대로 접속이 안될 정도로 붐볐다. 그누텔라 프리넷 등 냅스터와 비슷한 다른 MP3 사이트들에도 평소보다 많은 사용자들이 몰려 음악파일을 다운받았다.

▽음반업계는 환영〓힐러리 로젠 RIAA회장은 냅스터 폐쇄 결정이 다른 사람의 저작권을 상업적인 목적으로 침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 것이라며 즉각 환영했다.

RIAA는 그동안 냅스터의 저작권 침해로 음반업계 매출이 급감했다며 노래 한 곡당 10만달러를 낼 것을 냅스터에 요구해왔다. 미 법조계도 1심 판결을 환영하고 있지만 인터넷 기술은 규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냅스터 웹사이트 잠정 폐쇄결정을 따내 일단 ‘전투’에서는 이겼지만 앞으로 계속될 신기술과의 전면적인 ‘전쟁’에서는 패배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음반업계로서는 계속 힘겨운 소송을 벌여 승리하는 것보다는 신기술을 이용해 면허판매나 회원가입 등의 방법으로 실질적인 이득을 얻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해 1월 미국의 19세 젊은이 숀 패닝이 개발해 전세계적으로 폭발적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음악파일 MP3 교환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냅스터에 가입한 네티즌들은 인터넷을 통해 회원들이 갖고 있는 MP3 파일을 무료로 교환할 수 있다. 냅스터는 회원들이 보유한 MP3 파일 목록을 만들어 제공하고 서로의 컴퓨터를 연결해주는 서버를 운영한다. MP3 재생기만 있으면 CD를 사지 않아도 원하는 노래의 MP3 파일을 냅스터 회원들의 컴퓨터에서 다운받아 언제든지 들을 수 있다.

가입자가 1400만명에 이르고 교환이 가능한 노래가 50만곡. 미 대학생의 70%가 냅스터를 이용한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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