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김정일―바샤르, 아버지 권력승계―개방外交 닮은꼴"

  • 입력 2000년 6월 19일 19시 12분


13일 전세계의 눈과 귀는 북한과 시리아의 두 지도자에게로 쏠렸다.

이날 북한에서는 김정일(金正日·58)국방위원장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영접했고 시리아에서는 새 통치자 바샤르 알 아사드(34)가 아버지인 하페즈 알 아사드의 장례식에서 조문객을 맞았다.

미국 뉴욕타임스지는 지난주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들 두 지도자가 여러 면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김국방위원장과 바샤르는 모두 독재자였던 아버지가 타계함으로써 권력을 물려받았다. 그동안 북한과 시리아가 대내적으로는 공포정치를 펴고 주변국과 갈등을 유발할 위험을 가진 독재국가로 지목돼 왔다는 점도 닮았다.

뉴욕타임스는 두 나라 지도자가 모두 심각한 국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친에 비해 현대적이고 개방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남북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치른 김위원장은 얼마 전 이탈리아와 외교관계를 맺고 중국을 방문하는 등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영어와 프랑스어에 능통한 바샤르 역시 아버지보다 활발한 외교활동을 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들이 공포와 고립으로 유지돼 온 두 나라의 사회체제를 변화시켜 나가는데는 큰 위험이 따를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망했다. 군부 등 권력기관의 지지로 권력을 승계했지만 정통성이 약하기 때문에 경제난 해결을 위해 개방정책을 펴는 과정에서 군부와 집권계급의 반발을 살 경우 권력기반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

북한과 시리아는 정부가 대외교섭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세계와의 유연한 접촉이 어렵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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