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중 흘린 정보가 영양가 높다"…中 해외첩보 지침서

  • 입력 1999년 12월 22일 18시 30분


중국 정보요원의 해외 첩보 활동 요령을 담은 지침서가 공개됐다.

홍콩에서발행되는 시사주간지파이스턴 이코노믹리뷰는 23일자에서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국방과학기술정보중심(DSTIC)’이 91년 펴낸 ‘국방과학기술 정보 취득원과 방법’이란 361쪽짜리 지침서 내용을 공개했다.

이 책자는 베이징(北京)국립도서관에서 열람할 수 있으나 미국 관리들은 최근에야 이 책자를 손에 넣어 내용을 분석중이다. 저자는 DSTIC 소속 정보전문가들. 다음은 주요내용.

정보의 80%는 공개된 정보원한테 얻지만 20%는 미공개 혹은 비밀정보원을 통해 구한다. 무의식중에 누출되는 정보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외국 유명 과학자의 집주소와 중국 방문 여부 등에 관한 자료를 파악해야 한다. 공개자료를 통해 정보가 누출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79년 미 ‘프로그래시브’라는 잡지에 실린 수소폭탄개발 계획의 핵심 구상.

미공개 자료는 친분관계나 뇌물, 컴퓨터 해킹을 통해 구할 수 있다. 도청 절도 위성감시 전자우편열람 등의 수단도 동원한다.

미국의 핵심적인 정보원은 의회 국방부 에너지부 국립항공우주국(NASA) 국립기술정보처 등. 에너지부 산하의 핵관련 연구소와 국방부 국방기술정보센터(DTIC)의 정보는 정보가치가 매우 높다.

80년대 초 중국이 자체 군사기술개발을 포기하고 외국첩보활동을 통해 기술정보를 얻는 쪽으로 선회한 배경도 소개했다.

NASA 등에서 로켓과 미사일 개발에 참여하다 간첩용의자로 몰려 55년 중국으로 돌아온 첸쉐썬(錢學森)박사는 83년 7월 외국 군사기술의 수집과 분석을위한조직의필요성을역설했다. 그의 주장에 따라 85년 수백명의 요원을 가진 DSTIC가설립됐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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