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화장품 '로레알' 中여인 입술 훔쳤다

  • 입력 1999년 12월 12일 19시 47분


“모든 중국 여성의 손에 빨간 메이블린 립스틱을.”

랑콤 메이블린 로레알 등 화장품 톱브랜드로 세계 150개국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기업 로레알이 중국시장을 맹공략하고 있다.

영국의 일간지 더타임스는 최근 로레알의 중국진출 스토리를 특집기사로 다루며 린제이 오웬존스 회장(53)의 공격적인 마케팅전략을 소개했다. 로레알은 96년 중국 진출 당시 연간 매출액이 35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작년 3600만달러로 10배나 늘었다.

이같은 급성장의 원동력이 된 오웬존스 회장의 대중국 마케팅은 크게 세가지.

우선 최고급 브랜드인 랑콤으로 소비자의 인지도를 높인 뒤 로레알 메이블린 등 대중 브랜드로 확대해나가는 전략을 택했다. 한 회사의 여러 브랜드가 경쟁할 경우 서로의 시장을 잠식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시장을 세분화해 공략한 것. 즉 로레알은 프랑스식 우아함과 세련미를 앞세웠고 메이블린은 미국 뉴욕을 동경하는 젊은 여성의 심리를 겨냥했으며 랑콤은 백화점에서만 판매하며 상류층을 붙잡았다. 그 결과 메이블린은 중국 립스틱시장의 빅2브랜드에 올랐으며 로레알은 모발염색제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오웬존스회장은 또 ‘나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슬로건으로 여성의 자존심을 자극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상하이 여성은 로레알 화장품을 사기위해 기꺼이 월급의 10%를 지출하는 충동구매성향이 강하다는 사실을 파고 든 것.

이밖에 중국 여성들만을 겨냥한 화장품 개발에도 힘을 쏟았다. 중국 여성들은 속눈썹이 짧아 서구여성과는 달리 마스카라를 즐겨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속눈썹이 길어보이게 하는 마스카라 ‘원더 컬’을 개발했다. 또 까무잡잡한 피부보다는 창백하고 하얀 피부를 원하는 심리를 겨냥, 피부미백제인 ‘블랑 크리스탈’을 내놓고 중국 여성을 유혹하고 있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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