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WTO 각료회의]농산물협상 한발씩 양보

  • 입력 1999년 12월 3일 19시 15분


2일(현지시간)로 개막 사흘째를 맞은 세계무역기구(WTO) 시애틀 각료회의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핵심 쟁점분야였던 농산물의 경우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타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으며 공산품과 서비스분야에 대한 협상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새로운 이슈 가운데는 환경 노동 정부조달협정 분야가 정식 의제 또는 연구과제로 결정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막후협상통해 조율

▽극적타결 시도하는 농산물〓팽팽하게 맞서온 수출국과 수입국이 막후협상을 통한 이견절충에 상당한 진전을 보고 있다.한국 일본 EU 등 수입국과 미국 케언스그룹(호주 등 18개국) 등 수출국은 그동안 △협상원칙 △수출 및 국내보조금 △관세 문제 등을 놓고 평행선을 달려왔다.

수입국은 농업의 비교역적 기능(NTC)을 고려해 보조금이나 관세를 ‘점진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반면 수출국은 농산물도 공산품과 ‘동등한 기준’으로 관세 또는 보조금을 ‘대폭’ 삭감하거나 ‘철폐’해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미국과 EU는 양측의 최대관심사인 수출보조금에 대해 ‘점진적 철폐(progressive elimination)’라는 절충안을 선택했다. 각각 한발씩 양보한 셈.

이에 따라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심사항인 국내보조금과 관세에 대한 협상도 급진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협상대표단 고위관계자는 “‘비교역적 기능’과 ‘동등한 기준’이라는 문구를 기술적으로 함께 표현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국내보조금과 관세도 ‘점진적인 인하’와 ‘급진적인 인하’의 중간선에서 타협이 이뤄질 것같다”고 말했다.

★아동노동 제재추진

▽떠오르는 이슈들〓미국 EU 등은 시위대의 측면지원(?)에 힘입어 환경 노동분야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제기해왔다. 특히 노동분야는 새로운 작업반이 구성돼 의제결정이 확실시되고 있다.

아동노동 등을 금지하며 이를 어기면서 만들어진 상품의 수입에 대해서는 제재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노동분야의 골자.

개도국은 이같은 규정이 무역장벽으로 악용될 수 있다면서 반대하고 있지만 미국과 EU가 사실상 WTO를 주도하고 있어 뉴라운드협상 의제로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리나라는 개도국만큼 불리하지는 않지만 국제적인 노동 환경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대비책이 요구되고 있다.

★반덤핑 의제서 제외

공산품과 서비스분야도 회원국간 이견이 거의 없어 협상이 빠른 진전을 보이고 있다.

일부 개도국과 우리나라 일본 등이 주장해온 반덤핑은 미국이 강력히 거부하고 있어 협상의제에서 사실상 제외됐다.

경쟁과 투자분야도 인도 파키스탄 등 개도국의 반대가 심한데다 미국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협상의제에서는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별도의 작업반을 구성해 2년정도의 연구기간을 거쳐 협상여부를 추후 논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시애틀〓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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