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貨 초강세/국내경제 영향]"원高 부담 덜어줄 호재"

  • 입력 1999년 11월 28일 18시 51분


일본 엔화의 강세는 최근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가치상승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시켜 주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 확실하다.

▼"상당기간 지속" 관측 우세▼

더욱이 엔화 강세가 95년처럼 미일 통상마찰에 따른 일시적 착란현상이 아니라 일본 경제의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낙관하는 외환 전문가들이 많다.

김주형(金柱亨)LG경제연구원 상무는 “엔화의 달러당 1% 포인트 절상은 원화의 0.6% 포인트 절상에 맞먹는 효과를 가진 것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달러당 1000원인 원화 가치가 940원으로 올라도 엔화가 달러당 100엔에서 90엔 정도로 오르면 환율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최근 엔화가치의 급격한 상승은 원화가치의 완만한 상승에서 나타나는 부정적 효과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위안貨 절하 압력도 완화▼

엔고는 또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 압력을 완화해 주는 부수효과도 갖고 있다. 엔고가 중국의 대일(對日) 및 3국 수출을 늘리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베이징 당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를 시도할 인센티브가 약화된다는 설명.

그렇다고 엔화가치 상승효과가 모든 업종 및 기업에 골고루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등 수출업종 혜택▼

전문가들이 꼽는 대표적 엔고 수혜업종은 조선 자동차 반도체 유화 정보기기 중장비 등 주력 수출업종. 그러나 엔고효과가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장기계약을 경신하는 3,4개월 동안 엔고가 유지돼야 한다. 이들 종목들은 대부분 재벌그룹들의 주력업종이기 때문에 수출도 빅바이어와의 ‘장기 공급계약’을 토대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엔고가 상당기간 지속된다면 일본기업들의 대한(對韓)투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한국의 투자환경이 크게 개선된데다 적은 돈으로 많은 투자지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 따라서 일본 기업과 자본 및 생산제휴를 추진하는 기업들엔 호재가 된다.

▼엔화채무 있는 기업엔 타격▼

반면 일부분이긴 하지만 엔화 채무를 진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일본측 전문가들은 엔화가치 상승의 ‘마지노선’을 달러당 100∼110엔대로 여겨왔다. 그러나 엔화가 조만간 100엔대를 돌파할 경우 한국 대만 등 경쟁국 제품과의 가격격차가 참을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기 때문에 대장성이 결국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으로 점치는 전문가들도 상당수 있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