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印 "뭉쳐 美 독주막자" 3국동맹 추진

  • 입력 1999년 9월 28일 19시 40분


구소련 붕괴 이후 유일 초강대국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 미국에 도전할 세력이 등장할 것인가.

미국의 로스앤젤레스타임스지는 27일 중국 러시아 인도의 ‘유라시아 3국 동맹’ 구상이 싹트고 있어 미국에 최악의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3국은 미국이 코소보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군사개입을 주도한 뒤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결속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3국 동맹 구상은 지난해 12월 당시 러시아총리였던 예브게니 프리마코프가 인도 뉴델리를 방문해 ‘전략적 삼각지대’를 제안하면서 밑그림이 드러났다.

3국 동맹이 형성될 경우 세계인구의 40%인 25억명의 인구와 3국 모두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들이 결합돼 일거에 미국을 견제할 만한 세력이 된다. 미국의 한 고위관리는 “핵강국인 3국의유대강화를예의주시하고있다”는 말로 우려를 표시했다. 3국 동맹의 가장 확실한 조짐은 중국과 인도에 대한 러시아 무기수출의 증가. 러시아는 신예전투기와 핵잠수함 등 첨단무기를 이들 국가에 공급하고 있다.

3국 관계 중 가장 약한 고리인 중국과 인도의 관계도 개선되고 있다. 양국은 갈등의 원인인 국경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했으며 안보회담도 갖기로 했다. 중국은 전통적인 우방인 파키스탄이 인도와 국경분쟁을 빚고 있으나 어느 편도 들지 않았다.

냉전 당시 중국을 숙적으로 여겼던 러시아는 최근 중국을 ‘전략적 동반자’로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3국은 미국의 패권에 맞서 유엔안보리를 중심으로 한 국제문제 해결과 독립국가의 주권존중원칙을추구하고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전했다.

다만 3국 모두 아직은 고급기술과 매력적인 수출시장 그리고 국제금융기관을 거느리고 있는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할 입장이다.랜드 연구소의 조너선 폴락 선임연구원은 “만약 미국에 3국과의 관계를 중시하지 않은 행정부가 들어선다면 언제든지 3국 동맹을 촉발시킬 수 있는 사건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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