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의미]『北미사일 반대』 쐐기

  • 입력 1999년 9월 11일 19시 21분


11일 오후(한국시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은 무엇보다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한 북한의 미사일발사문제에 대해 양국이 공동으로 ‘쐐기’를 박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현재 급진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베를린의 북―미회담의 흐름을 이번 정상회담이 더욱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번 APEC정상회의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12일의 한미일 3국정상회담 결과를 이날의 한중정상회담이 사실상 뒷받침함으로써 ‘3+α’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그동안 미사일 등 대북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표명은 자제해 왔다. 다만 북한의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위 상임위원장 등 북한관계자들의 방중시 기회있을 때마다 “한반도의 평화를 원한다”는 원론적인 언급만 해왔을 뿐이다.

중국의 이런 태도는 북한과의 전통적인 우방관계 등을 고려할 때 실질적으로 미사일발사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정부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같은 맥락에서 이날 한중정상회담에서 나온 장쩌민(江澤民)중국국가주석의 반응도 일단 북한의 미사일 발사문제에 쐐기를 박으려는 한미일 3국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듯하다.

이 연장선상에서 이날 회담은 대북정책과 한반도평화정착에 대한 공조를 토대로 양국관계를 정치 경제 군사 문화 등 제분야의 우호협력관계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조성태(趙成台)국방장관의 방중을 통해 양국관계의 외연(外延)이 대폭 확대된 것도 이런 분위기 조성에 한 몫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될 경우 양국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이날 회담에서 최근 양국간에 논란을 빚은 탈북자문제가 전혀 거론되지 않은 것도 이런 우호적인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겠다는 판단때문이었다는 후문이다.

〈오클랜드〓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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