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재벌 '희망봉'맞나?…국내기업들 벤치마킹 열올려

  • 입력 1999년 8월 19일 19시 11분


제너럴 일렉트릭(GE)은 과연 한국 재벌의 ‘희망봉’이 될 수 있는가.흔히 ‘문어발’로 표현되는 다각화 경영의 효율성을 보여주는사례라는것이다. 친재벌론자와 반재벌론자들은 여기에 대해서도 의견이 다르다.

▽미국판 재벌〓전구 조명업체로 출발한 GE은 행보나 외형에서 국내 재벌과 비슷하다.GE는 제너럴모터스(GM)나 IBM 등 다른 대기업들이 한가지 전문업종에 특화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의 길을 걸었다. 본래의 ‘전공’과는 무관한 업종에 쉴새없이 손을 뻗쳐 문어발 확장을 거듭해왔다.

현재 거느리고 있는 사업부문은 제조업과 금융업을 양대축으로 한 12개 분야. 가전에서 발전설비 수송장비 플라스틱 조명기기 언론에 이르기 까지 엄청난 ‘식욕’을 과시한다.그러면서도 수십년간 막대한 순이익을 내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얼마전 보고서에서 ‘다각화 기업의 시너지 경영’ 모범 사례로 GE를 꼽았다. 연구소측은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GE는 제조업과 금융업간 시너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결론지었다.

▽한국재벌과 다른 점〓비판론자들은 이같은 재벌의 주장을 ‘아전인수식 해석’이라고 일축한다.

먼저 GE의 사업부문은 모두 독립경영되고 있으며 부당한 내부거래가 없다는 반박이다. GE의 사업부 간에는 전략적 제휴관계 정도만 맺고 있으며 계열사끼리 ‘느슨하게 손을 잡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각 사업부서는 철저하게 수익에 따라 평가받는다. 우리처럼 우량 계열사가 부실 계열사를 지원하는 경우는 상상할 수 없다. 잭 웰치 회장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지만 재벌그룹의 오너가 아니라 전문경영인이다. 중대한 결정은 기업경영위에서 합리적인 토론을 거쳐 이뤄지며 총수의 한 마디에 좌우되는 시스템도 아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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