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北미사일」 촉각…실험 중지 압박

  • 입력 1999년 6월 18일 20시 04분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 발사실험을 재개할 것이라는 우려가 미국과 일본에서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미일 양국은 이 실험을 막기 위한 외교적 압박에 나섰다.

◆미국

17일 미국 국방부는 북한이 수주일 이내에 대포동 미사일 발사실험을 재개할지도 모른다는 워싱턴타임스지의 보도를 확인했다. 익명의 정보소식통을 인용한 보도를 미국정부가 확인한 것은 이례적이다.

마이클 더블데이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이 언젠가는 미사일 추가실험을 할 것으로 예상,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제임스 폴리 국무부 부대변인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은 심각한 위협”이라며 미사일을 생산 배치 실험하지 않도록 계속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의 평양방문에 대한 답방형식으로 북한외무성 강석주(姜錫柱)제1부상을 워싱턴으로 초청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면서 북한측에 미사일 실험 자제를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미국이 북한 미사일에 대한 우려를 공개표명한 것은 미사일 발사의 영향이 어쩌면 서해 남북교전보다 더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해 북―미관계가 결정적으로 악화된 것도 금창리 핵개발의혹과 8월의 미사일 발사실험으로 미 의회의 기류가 대북강경으로 기울었기 때문이었다. 페리조정관도 최근 “이제 남은 문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뿐”이라고까지 단언한 바 있다.

그런 배경에서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실험재개 움직임에 사전경보를 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3월 미국과 금창리 사찰협상을 진행하는 도중 미사일 발사기지에서 요원들을 철수시킨 것으로 목격됐었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요원들이 임무에 복귀하고 연료를 운반하는 모습이 정찰위성에 포착돼 미국이 긴장하고 있다고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특히 유고주재 중국대사관 오폭으로 미중관계가 냉각돼 중국을 통한 대북견제도 어려워졌기 때문에 미국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다만 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이 발사대에 장착되는 단계까지는 아직 가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본

정부 일각에서는 북한이 빠르면 8월15일에 미사일 발사실험을 다시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 대한 압력수단으로 활용하고 북한 미사일을 수입하는 중동국가들에 성능을 과시하며 지난해 8월 발사에서 발견된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미사일을 빠른 시일 내에 재발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일본정부는 북한이 미사일 조립단계에 들어간 것만 확인돼도 재발사 중지를 강력히 요구할 방침이다. 특히 미사일 연료주입단계에서 일본국민에게 이를 공표해 대북압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방위청은 북한이 미사일을 재발사할 경우 국제적인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 명목상 ‘인공위성 발사’를 사전통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럴 경우 방위청은 탄도와 낙하지점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요구함으로써 발사를 견제할 계획이다.

일본정부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대북 식량지원 동결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분담금 10억달러도 다시 동결해야 한다는 강경의견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도쿄〓홍은택·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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