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평화 전망]평화정착 첫 걸음…앞길은 험난

  • 입력 1998년 10월 24일 19시 54분


중동평화협정은 타결됐다. 그러나 ‘세계의 화약고’에 평화를 조성하고 실천하는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합의내용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팔레스타인의 반(反)이스라엘 적대조항 청산이다. 이스라엘 건국이후 50년간 계속된 유혈분쟁의 종교적 영토적 원인을 문서상에서나마 제거했다는 점은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 모두 그동안 국제정치환경의 변화를 받아들인 셈이다.

이로인해 지난 해 3월 이후부터 교착상태에 빠졌던 중동평화협상이 이제부터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그러나 많은 중동문제 전문가들은 이번 평화협상 타결이 항구적 중동평화를 위한 첫 걸음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이번 합의에 따라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 13%지역에서 추가 철수하는 대가로 팔레스타인 과격파에 의한 ‘안보’에 대한 다짐을 받아냈다.

그러나 앞으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팔레스타인의 독립문제 △예루살렘의 미래 △국경선 확정과 난민문제 △유태인 정착촌 문제 등에 대한 협상을 내년 5월까지 해결해야만 한다.

이중 가장 첨예한 쟁점은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선포문제. 와이밀스 중동평화회담을 앞두고 이스라엘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3%가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창설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이 자국의 강경파들을 어떻게 설득해 이 협정을 지키면서 평화를 건설하고 유지하느냐도 문제다.협정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유태인 정착촌의 정착민과 팔레스타인 과격단체 하마스 등은 네타냐후와 아라파트를 두고 ‘배신자’‘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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