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내용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팔레스타인의 반(反)이스라엘 적대조항 청산이다. 이스라엘 건국이후 50년간 계속된 유혈분쟁의 종교적 영토적 원인을 문서상에서나마 제거했다는 점은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 모두 그동안 국제정치환경의 변화를 받아들인 셈이다.
이로인해 지난 해 3월 이후부터 교착상태에 빠졌던 중동평화협상이 이제부터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그러나 많은 중동문제 전문가들은 이번 평화협상 타결이 항구적 중동평화를 위한 첫 걸음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이번 합의에 따라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 13%지역에서 추가 철수하는 대가로 팔레스타인 과격파에 의한 ‘안보’에 대한 다짐을 받아냈다.
그러나 앞으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팔레스타인의 독립문제 △예루살렘의 미래 △국경선 확정과 난민문제 △유태인 정착촌 문제 등에 대한 협상을 내년 5월까지 해결해야만 한다.
이중 가장 첨예한 쟁점은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선포문제. 와이밀스 중동평화회담을 앞두고 이스라엘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3%가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창설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이 자국의 강경파들을 어떻게 설득해 이 협정을 지키면서 평화를 건설하고 유지하느냐도 문제다.협정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유태인 정착촌의 정착민과 팔레스타인 과격단체 하마스 등은 네타냐후와 아라파트를 두고 ‘배신자’‘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