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의 엔高]수출전선 「파란불」…가격경쟁력 회복

  • 입력 1998년 10월 8일 19시 04분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일본 엔화 가치가 3년 이상의 약세국면에서 강세로 돌아서고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국내업체의 수출전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또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과 함께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의 금리인하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져 △달러화 가치 △국제금리 △국제원자재 가격의 동반하락이라는 ‘신(新)3저’현상이 기대돼 대외경제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엔화 강세의 직접적 효과는 해외시장에서 일본과 경합을 벌이고 있는 국내 수출품의 가격경쟁력 향상에 따른 수출증대.

일본제품과 경합을 벌이는 우리 상품은 자동차 철강 조선 반도체 석유화학 전자 등 15개 분야로 97년의 경우 총 수출액의 60%인 8백17억달러나 됐다.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및 민간연구소들은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이 10% 하락해 엔화 가치가 강세화하면 우리나라의 무역수지흑자가 연간 10억∼20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8일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는 올들어 엔화가 가장 약세를 보인 8월11일과 비교할 때 두달 사이에 약 17%가량 상승했다.

이 환율이 유지되고 원―달러 환율이 현재 수준을 지킨다면 8월부터 연말까지 5개월간 26억∼30억달러의 무역수지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재경부의 분석.

엔화 강세는 또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 가능성을 줄여 아시아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엔화강세로 아시아국가들의 수출이 늘어나면 선진국 채권은행들의 조기 채권회수 움직임이 완화되고 미국시장에서 이탈한 자금들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 유입되는 상황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재경부와 민간전문가들의 희망적 전망.

그러나 일각에선 “일본은 해외생산기지가 많은데다 특이한 금융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엔화강세로 수출가격이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며 따라서 엔화강세가 한국에 주는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또 일본에서 수입하는 기계류와 부품의 단가가 오르는 것도 국내기업에겐 큰 부담.

〈반병희기자〉bbhe4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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