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TMD 구상」 아시아 긴장고조

  • 입력 1998년 9월 24일 07시 40분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맞서 미국과 협력, 전역(戰域)미사일방위(TMD)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일본의 구상이 중국과 큰 마찰을 빚고 있다.

베이징의 한 군사소식통은 23일 “TMD가 비록 방어개념이라고는 하지만 고도의 군사기술이 요구되는 것으로 얼마든지 공격무기로 바뀔 수 있다”며 일본의 TMD체제 구축구상을 비난했다.

이 소식통은 “TMD체제에 포함되는 미사일과 정찰위성은 중국의 안보에 위협적이기 때문에 중국은 이를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TMD체제 구축이 일본의 군사대국화 추세를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따른 여론의 변화로 일본의 TMD 구축시기가 5∼10년은 앞당겨진 셈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미일 신안보선언으로 일본의 재무장이 강화될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이같은 우려는 증폭되고 있다.

중국이 일본의 재무장에 이처럼 민감한 것은 과거 침략당한 경험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본의 군사대국화가 중국의 통일에 걸림돌로 작용하리라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중국은 특히 일본의 TMD체제가 결국 대만으로 확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주방자오(朱邦造) 중국외교부대변인은 22일 “관련 당사국들은 지역내 긴장을 유발하고 군비경쟁을 자극할 수 있는 어떤 일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정부는 TMD 연구개발문제로 인해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지 않을까 매우 조심스러워하는 태도다.

특히 11월로 예정된 장쩌민(江澤民)중국국가주석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일본은 TMD가 중일간 마찰요인임을 잘 알고 있지만 중국을 의식해 TMD를 포기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의 마찰을 완화하도록 노력하면서 종국에는 TMD를 기정사실화한다는 것이 일본의 속내다.

따라서 TMD를 둘러싼 양국간 갈등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베이징·도쿄〓황의봉·윤상삼특파원〉heb86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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