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통한 전문화「만병통치약」아니다』…美컨설팅 보고서

  • 입력 1998년 6월 15일 19시 53분


과잉 중복투자를 없애고 전문기업을 키우기 위해 재계의 빅딜(사업 맞교환)이 유력한 방안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한국의 상황에 맞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세계적인 경영컨설팅기관인 보스턴 컨설팅그룹(BCG)은 15일 내놓은 조사보고서를 통해 “기업 다각화정도와 경영성과는 큰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업 구조조정〓톰 루이스 BCG아태담당 수석부사장은 “미국 유럽 등 2백50개 ‘복합사업’그룹을 살펴본 결과 지난 10년동안 주주가 얻었던 수익의 크기는 기업 다각화 정도와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오히려 복합그룹의 상징인 제너럴 일렉트릭이 컴퓨터에 특화한 IBM에 비해 경영성과가 좋은 것은 무조건적인 전문화가 ‘만병통치약’이 아님을 입증한다고 그는 지적.

BCG한국지사 이병남(李秉南)이사는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기업들이 수익성보다 규모와 성장에 치중한 결과 미국 30대 기업의 평균 수익률이 한국 30대그룹보다 3배나 웃돌고 있다”며 “수익성 지표를 근거로 다각화된 사업부문을 거느릴 역량이 있는가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무구조 개선〓BCG는 한국 재벌의 부채비율이 높은 주요한 배경으로 취약한 자본시장을 들었다.특히 부채비율이 높은 그룹이 낮은 그룹과 동일한 금리로 차입하는 관행이 문제를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기업 소유형태보다 경영투명성 확보가 중요〓BCG보고서는 씨그램(캐나다) 마이크로소프트(미국) 피아트(이탈리아) 뉴스코퍼레이션(호주) 등 가족경영 형태를 취하고 있는 외국 유명기업들의 경영과정을 분석한 결과 소유형태와 경영성과는 큰 상관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BCG는 대신 기관투자가를 키우고 자본시장을 효율화시킴으로써 장기적으로 기업투자가들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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