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태풍」 中國에도 상륙할까?…비관-낙관론 엇갈려

  • 입력 1997년 12월 14일 19시 57분


아시아 금융위기가 중국에도 상륙할까. 최근 중국에도 금융위기 태풍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이 금융위기로 휘청댄다면 이는 전형적인 부메랑 현상이다. 태국 등 동남아 금융위기의 근본원인이 제조업의 경쟁력 상실이며 이는 저임을 기초로 한 중국 제조업에 패배한 탓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90년대 들어 10% 가까운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나 매년 하락추세에 있다. 특히 동남아 국가들의 화폐가치가 하락하면서 가격경쟁력이 높아지자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서 중국상품이 이들 국가에 밀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도 지난해보다 30% 줄 전망. 대출금중 22%가 부실채권인 은행, 80%이상이 적자상태로 운영되고 있는 10만여개 국유기업, 임대되지 않고 있는 신축 고층빌딩, 도시실업자의 증가 등 중국이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들도 만만치 않다. 이같은 취약점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중국 경제가 동요하지 않은 것은 폐쇄적인 자본시장과 비교적 튼튼한 경제기초(펀더멘털)때문이다. 동남아 국가들의 통화가치가 올들어서만 30% 이상 하락한 반면 중국 위안(元)화는 93년 1달러당 8.67위안에서 지난해 8.3위안으로 오히려 가치가 올랐다. 아직도 추가 평가절상 압력이 있는 형편. 고도성장에다 외환보유고가 1천3백40억달러(97년 10월말 기준)에 이르기 때문이다. 1천1백억달러의 외채가 있지만 대부분 장기외채이고 생산시설에 대한 직접투자여서 상환부담은 적은 편이다. 투기성 단기자본(핫머니)의 유입을 허용하고 있지 않아 외풍이 차단돼 있다. 중국 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전용주식(B주)의 비중은 1%(96년 거래가액기준)에 불과하다. LG경제연구원 한홍석(韓洪錫)박사는 『이같은 특징 때문에 중국이 금융위기에 휩쓸릴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다』며 『오히려 인근국의 경쟁력 저하로 인한 반사이익이 더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자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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