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선교출국 한국인 위험 무방비…사고 테러등 공포

  • 입력 1997년 9월 4일 20시 07분


한국이 세계 10대 교역국으로 성장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는 등 국제적인 활동 폭이 넓어지면서 해외에서의 돌발사고에 의한 국민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외국의 원조를 받던 수혜국에서 도움을 주는 입장으로 바뀌면서 국경을 넘는 의료봉사나 선교활동 등에 나섰다가 불의의 사고로 희생을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3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포첸통 공항에 착륙도중 추락한 베트남항공기에 탑승했던 원광대의대 의료지원팀 6명과 현지 선교사 가족 4명 등은 동남아 지역에 한국인의 사랑과 긍지를 심다 참변을 당했다.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출국한 한국인은 모두 5백30여만명. 이 가운데 각종 봉사활동 및 선교를 목적으로 출국하는 인원만 연간 수천명에 달하고 이 중 1천여명은 해외에 장기 체류하면서 인류애를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비공식 집계되고 있다. 이같은 봉사와 선교활동 과정에는 사고의 위험성이 항상 뒤따르고 있다. 활동 대상국이 주로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등 여건이 열악한 후진국들인데다 정부 차원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지원 및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한국선명회 한국이웃사랑회 등 민간단체들에 따르면 해외 봉사활동요원 가운데 말라리아 등 풍토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 남북 대치관계의 정치적 특수상황 때문에 해외에 나가 활동하다 납치 또는 피습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95년 7월 중국 옌볜(延邊)에서 선교활동을 벌이던 안승운(安承運)목사가 실종돼 납북된 사건이 최근의 대표적인 예. 지난해 10월에는 주(주) 블라디보스토크 최덕근(최덕근)영사가 피습, 사망하는 등 1백82개 수교국 중 한국공관이 설치된 1백45개국에 나가 있는 외교관들도 근무지에 따라 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철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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