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폭탄테러 파장]중동 평화회담 『먹구름』

  • 입력 1997년 7월 31일 08시 40분


30일 발생한 예루살렘 마하네 예후다시장 폭탄테러 사건으로 4개월만에 재개될 예정이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평화협상에 또다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사건직후 긴급각의를 소집한 뒤 CNN방송을 통해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을 계속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의 동예루살렘 하르 호마 유태인정착촌 건설로 지난 3월18일이후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평화협상을 재개키로 전격적으로 합의한 뒤에 발생한 것이어서 충격을 던져주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3월21일 3명의 목숨을 앗아간 텔아비브 자살폭탄테러사건 직후 테러가 재발할 경우 평화협상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사건직후 애도를 표명해온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이슬람 과격단체를 엄단하지 않은 것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최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테러를 계획하던 관리들을 체포하고 베들레헴에서 폭탄제조공장을 적발하는 등 평화무드에 성의를 보이고 이스라엘도 동예루살렘의 정착촌 추가건설 계획을 중지함으로써 어렵게 회복되기 시작한 신뢰도 완전히 무너졌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내 대(對) 팔레스타인 강경파의 목소리가 높아져 향후 중동평화협상의 진전에도 적잖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팔레스타인측이 이번 사건을 중동평화에 대한 테러라고 비난하면서 평화협상은 어떻게든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나선 것이나 미국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이 평화협상만은 계속돼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는 것도 이번 사건이 주는 심각성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평화협상을 지원하기 위해 31일로 예정했던 데니스 로스 중동특사의 파견을 미국이 연기한 것에서도 미뤄볼 수 있듯 중동평화협상이 재개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진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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