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대리체제」많다…고위직 ⅓이 공석

  • 입력 1997년 4월 15일 20시 00분


미국이 「대리들의 공화국」이 되었다. 빌 클린턴대통령의 재임 2기가 시작된지 4개월이 되는데도 주요 부처 고위관리들의 자리가 무더기로 비어 하급자가 「대리」(acting)꼬리표를 달고 업무를 대행하는 사례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클린턴이 임명하는 정치적 임명직들 중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하는 공직자는 4백30명. 이중 3분의1인 1백40여 자리가 공석이다. 세분하면 △적격자가 없어 사람을 뽑지 못하는 자리가 67개 △후보자가 내정됐으나 신원조회와 전력조사가 진행중인 자리가 55개 △상원인준 대기자리가 18개 등이다. 「대리 체제」의 장기화는 행정의 공백을 가져온다. 대표적인 자리가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한반도문제를 다루는 실무 총책격인 이 자리는 4개월이 다 되도록 비어 있다. 백악관 안보회의(NSC)의 동북아 담당관이던 스탠리 로스(미 평화연구소연구원)가 내정됐다는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국무부뿐만 아니다. 통상부 농업부 에너지부 등 연방정부 23개부처와 외청이 사람을 제때 임명하지 못해 대리체제로 움직이고 있다. 국무부는 캐나다 러시아 프랑스주재대사 등 10여명의 공관장 자리가 비어있고 국방부의 경우에도 무기획득 담당 차관자리를 비롯, 차관보급 이상 7개자리나 공석이다. 재무부는 국제 담당 차관이, 법무부는 부장관을 포함해 네자리가 빈 의자다. 〈워싱턴〓이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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