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금융대개편/일본]일본판「빅뱅」강력 추진

입력 1997-01-08 20:18수정 2009-09-27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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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京〓李東官특파원」 작년 10월 총선에서 「개혁정권」을 구호로 내걸고 승리한 자민당의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 일본 총리는 지난해 11월29일 열린 중참양원 합동회의 소신표명 연설을 통해 『도쿄(東京)시장을 금세기안에 뉴욕 런던에 버금가는 시장으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바로 2001년 완결을 목표로 일본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중인 「일본판(版)빅뱅」구상을 표명한 것이다. 이 구상은 무려 1천2백조엔에 이르는 일본의 막대한 개인저축을 유효적절하게 활용, 세계 제1의 금융선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과감한 금융시장의 자율화와 구조개혁을 추진한다는 야심적 계획. 한마디로 전후(戰後) 대장성의 규제와 「호송선단 방식」의 과(過)보호속에서 국제경쟁력을 상실해온 금융시장을 민간의 자율적인 힘으로 활성화시키겠다는 의지다. 일본판 빅뱅 구상은 「자유」 「공정」 「국제화」라는 원칙아래 극히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규제를 전면 철폐한다는 것이 골자. 구체적으로는 현재 업무영역이 제한돼 있는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기관들이 서로의 업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외에 △금융상품에 대한 규제철폐 및 수수료 자율화 △자유로운 국내외 금융거래 △금융기관의 명확한 정보제공 및 규정위반시의 처벌 △금융파생상품 개발 △감독체제 확립 등. 이 일본판 빅뱅구상은 일견 증권시장의 유통자유화를 골자로 했던 지난 86년 영국정부의 금융개혁과 유사하다. 하지만 보다 포괄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본정부는 이와 관련, 지난해 말 금융시장 개혁과 「동전의 앞뒤」를 이루고 있는 대장성 해체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재정(예산편성권)과 금융이란 두개의 권한을 틀어쥐고 군림해온 대장성으로부터 금융기관 검사 감독권을 분리, 「금융감독청」을 설립키로 한 것. 총리 직속으로 설립될 이 기관은 대장성 관할이었던 은행과 농림수산부의 관할이었던 농협 등 금융기관 전체를 일괄적으로 검사 감독하는 것이 기능. 이제까지 대장성의 폐해로 지적돼온 「규제와 눈감아주기」의 이율배반 현상을 해소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를 낳고 있다. 그러나 일본판 빅뱅구상에는 「과연 일본정부가 기득권을 가진 거대은행 등의 반발을 억누르고 목표대로 추진할 수 있을까」란 의문이 그치지 않고 있다. 당초 독립위원회 형태로 만들기로 했던 검사 감독기관을 총리직속으로 설립키로 결정한 것도 결국 관료계층의 기득권과 타협한 결과란 비판이 일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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