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이공대 연구팀, 분산형 전파 방해 전략 제시
중국 유력 학술지에 시뮬레이션 결과 발표
[충칭=신화/뉴시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시스템 ‘스타링크’가 전황을 바꾼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 가운데, 중국 연구진이 대만 유사시 스타링크 통신망을 무력화하는 방안을 시뮬레이션으로 제시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국방 과학기술의 핵심 기관인 베이징이공대와 저장대 공동 연구팀은 전자전 드론을 이용해 스타링크 통신을 교란하는 구체적인 전략을 중국 학술지에 게재했다.
스타링크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러시아의 통신 차단 시도에도 불구하고 지휘·통제 시스템을 복구하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스페이스X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위성망 재배치를 통해 러시아의 전파 방해를 무력화하며 통신 우위를 유지한 바 있다.
이후 중국군은 대만 유사 상황에 대비해 다중 위성 기반 통신망을 무력화하는 대응 전략을 군사 과제로 삼아왔다.
연구팀은 “스타링크처럼 저궤도에서 빠르게 이동하는 위성 수천 대와 실시간 연결되는 통신망을 방해하려면, 분산된 전자전 장비를 동시에 운용해야 한다”면서 “기술적으로 대만 크기의 지역에서 스타링크를 교란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이를 위해 1000~2000대의 전자전 드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기존의 정지궤도 위성은 일정 궤도에서 신호를 송출하기 때문에 고출력 지상 발신기로도 비교적 손쉽게 방해가 가능하다. 그러나 스타링크는 고속 이동하는 저궤도 위성 간 통신망을 형성하고, 사용자 단말이 다수 위성과 수시로 연결을 바꾸는 ‘메시 네트워크’ 구조를 취하고 있어 단일 방향의 방해로는 무력화가 어렵다.
또한 스타링크는 위상 배열 안테나와 주파수 호핑 기술을 적용해 실시간으로 주파수와 전파 경로를 변경하며, 대부분의 시스템은 미국 본사에서 원격 제어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연구팀은 고도 20㎞ 상공에 5~9㎞ 간격으로 전자전 드론을 격자형으로 배치해 지상 수신단말의 신호를 동시에 방해하는 분산형 전파 방해 전략을 실험했다.
연구팀은 실제 스타링크 위성 데이터를 사용해 중국 동부 상공에서 12시간 동안 위성들의 동적 위치 선정을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대만 전역(약 3만6000㎢)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려면 최소 935대 이상의 드론이 필요하다. 다만 지형 장애물, 기술적 실패, 스타링크의 업그레이드 가능성을 감안할 경우 최대 2000대 이상의 동시 운용이 필요하다고 제시됐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11월 5일자 중국의 권위 있는 군사기술 학술지인 ‘시스템 공학과 전자기술’에 게재됐다.
한편 중국은 대만을 자국의 영토로 간주하며 필요 시 무력 통일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은 대만을 독립국가로 인정하지는 않지만, 중국이 무력 침공시 군사 지원을 포함한 개입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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