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관절염, 로봇 인공관절 수술로 통증 빠르게 낮춰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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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퇴행성관절염의 치료
관절 변형되면 통증도 심해져… 중증 땐 내시경-인공관절 수술
무균실 5개 갖춘 연세와병원, 美FDA 승인 받은 로봇 도입
뼈 정교하게 최소한으로 절삭
출혈 적고 수술 후 통증 줄여줘… 일반 수술보다 환자 만족도 높아

연세와병원 강호 원장. 연세와병원(대표원장 박유정)은 지난 7월에 개원한 관절·족부·척추 특화 
병원이다.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진료교수를 지낸 박유정 대표원장을 비롯해 무릎, 어깨, 척추, 내과 등 분야별 임상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이 진료를 보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연세와병원 강호 원장. 연세와병원(대표원장 박유정)은 지난 7월에 개원한 관절·족부·척추 특화 병원이다.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진료교수를 지낸 박유정 대표원장을 비롯해 무릎, 어깨, 척추, 내과 등 분야별 임상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이 진료를 보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무릎 통증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은 퇴행성관절염이다. 퇴행성관절염은 무릎관절을 이루는 뼈, 연골, 관절막, 연골판, 인대, 근육 등에 손상이 생기면서 통증이나 운동장애가 생기는 염증성 질환이다.

관절과 인대 손상으로 나타나는 주요 증상은 관절 통증과 부종 또는 뻣뻣해짐 등의 불편감이다. 초기에는 손상된 관절 부위를 움직일 때 국소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다가 병이 진행되면 움직임과는 상관없이 통증과 불편감을 느끼게 된다. 심한 경우 수면 중에도 통증을 느끼고 걷거나 앉았다 일어서는 등의 일상생활이 불편해지면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연세와병원의 강호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무릎 퇴행성관절염의 원인과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 구조의 변형에 따라 1∼4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는 의심 단계로 통증이 간헐적으로 나타난다. 대개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진통제를 복용한다. 진통제로 통증이 줄어들지 않으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계열의 진통제를 복용하게 된다. 소염 진통 효과가 있어 초기에는 효과적이다. 하지만 진통제는 통증을 줄여주는 약이지 원인을 해결해 주는 약이 아니다. 무릎은 계속 사용해야 하는 신체부위기 때문에 증상은 점점 악화한다.

2단계는 1단계보다 통증이 더 심하기 때문에 주사 치료를 한다. 대표적으로 스테로이드 주사가 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염증과 통증 감소에 효과적이지만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연골 두께가 줄어드는 조직 손상이 생길 수 있다. 히알루론산 주사는 스테로이드 주사와 달리 관절강 내 히알루론산을 주입해 연골 역할을 대신하도록 하는 주사다. 저분자 히알루론산 주사는 주 1∼3회, 고분자 히알루론산 주사는 6개월에 1회 주사해 소염 진통 효과를 볼 수 있다.

3단계는 관절이 변형돼 통증 정도가 심해진다. 중등도 단계부터는 1∼2단계에서의 치료 효과가 점점 감소해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4단계 중증 단계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관절 손상이 심한 말기로 관절 내시경 수술, 인공관절 수술 등을 시행할 수 있다. 강 원장은 “연세와병원은 무균 수술실을 5개 보유하고 있다”며 “자기공명영상(MRI) 2대, 컴퓨터단층촬영(CT), 엑스레이, 초음파, 컴퓨터 적외선 전신 체열 촬영기(DITI), 골밀도 검사기(BMD) 등 대학병원급 최첨단 의료 장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마코 스마트로보틱스와 펄스 세척 시스템을 도입해 로봇 인공관절 수술 시 뼛조각과 이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함으로써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고 환자의 빠른 회복을 돕고 있다.

말기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수술적 치료 방법으로 알려진 인공관절 치환술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무릎 전체를 인공관절로 바꾸는 전 치환술과 손상된 관절 일부분만 바꾸는 부분 치환술이다. 부분 치환술은 뼈, 인대, 연골 등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어 관절 가동성 개선 효과가 크고 전 치환술에 비해 절삭 부위가 작아 회복도 빠르다. 하지만 정상 관절을 보존하면서 수술을 진행해야 하는 만큼 수술이 까다롭고 정교함을 요구하는 고난도의 수술이다.

한국스트라이커의 마코 스마트로보틱스는 무릎관절 부분 치환술과 전 치환술, 넓적다리 관절 전 치환술 모두에 대해 첫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인공관절 수술 로봇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800대 이상의 마코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으며 100만 건 이상의 임상 사례와 330건 이상의 연구 결과를 통해 수술의 장점을 입증받았다.

국내는 2015년 첫 임상 연구를 시작해 2023년 11월 기준으로 국내 6곳의 대학병원을 포함해 총 42개 병원에 45대가 설치됐다. 총 3만 건 이상의 임상 치료 사례를 축적했다. 강 원장은 “마코 로봇 수술은 수술 전 3D CT로 촬영한 환자 무릎을 분석해 뼈를 최소한으로 끊어 낼 수 있도록 도와주며 일반 인공관절 수술 과정에서 불가피한 출혈이 발생하는 절삭 가이드 삽입을 생략할 수 있어 출혈량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절삭 가이드는 다리 축 정렬을 바르게 맞추기 위해 허벅지 뼈에 구멍을 내고 삽입하는 수술 기구다. 강 원장은 “마코 로봇수술은 환자 무릎에 센서를 부착해 다리 축을 계산하기 때문에 뼈에 구멍을 뚫을 필요가 없어 출혈량을 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마코는 사전 수술 계획에 따라 절삭 범위를 알려주는 가상의 지침인 ‘햅틱 존’을 수술실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다. 햅틱 존을 벗어나면 로봇 팔이 작동을 멈춰 연부 조직의 손상을 줄이고 필요한 부분만 정확하게 절삭이 가능하다. 절삭이 정교하게 이뤄지면 무릎 주변의 조직 자극으로 통증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고 환자가 느끼는 통증과 불편함이 줄어든다.

2019년 국제 무릎 수술 학술지의 ‘로봇 인공관절 수술 후 기능과 만족도 결과’ 논문에서는 일반 인공관절 수술과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기능적 활동 점수를 비교한 결과, 걷거나 서 있는 상태의 개선 정도가 일반 4.8점, 로봇 6점으로 로봇 수술 환자의 점수 개선이 더 높게 나타났다. 또한 걷기, 다리 방향 전환, 계단 오르내리기 등 일상적인 활동과 쪼그리고 앉기, 무릎 꿇기 등의 활동 개선 정도가 로봇 수술을 받은 환자군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전부를 로봇이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 의사가 정확하고 정밀한 수술을 할 수 있도록 로봇의 도움을 받는다. 로봇은 사전에 계획된 수술을 벗어날 경우 자동으로 멈추는 기능이 있다. 햅틱 존이 계획한 범위 밖으로 벗어나는 것을 막아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학#퇴행성관절염#로봇 인공관절 수술#연세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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