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에 질문”…한국계 미국 배우 저스틴 민의 ‘애프터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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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28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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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미국에 살면서 한국인 가족들과 살았고 한국인처럼 보이고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 말도 조금 할 수 있는데 ‘이게 진짜일까?’ 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었어요.”

영화 ‘애프터 양’의 주연 배우 저스틴 민이 한국계 미국인으로 영화 속 중국인 안드로이드 양을 연기하며 느낀 바를 밝혔다.

28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열린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애프터 양’(감독 코고나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는 전진수 프로그래머와 이준동 집행위원장, 주연 배우 저스틴 민이 참석했다.

‘애프터 양’은 안드로이드 인간 양이 작동을 멈추면서 한 가족에게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미국 작가 알렉산더 와인스틴의 원작 ‘양과의 안녕’(Saying Goodbye to Yang)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의 공동 연출로 이름을 알린 한국계 미국인 코고나다 감독이 ‘콜럼버스’에 이어 이번 작품으로 두 번째 장편 영화를 선보이게 됐다.

이날 저스틴 민은 “초청해 주셔서 감사하고, 영화를 개막작으로 선정해 주셔서 한국에 올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그렇게 바쁘지 않다, 6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에 왔다, 올 때마다 집 같은 생각이 들고 이렇게 초대돼 영광이고 특별한 기회 관객들을 만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저스틴 민은 코고나다 감독의 인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현재 ‘파친코’ 등의 일정으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코고나다’ 감독은 전주국제영화제에는 참석하지 못한 상황. 저스틴 민은 “어제 코고나다 감독과 얘기를 나눴다, 여기 오지 못해 정말 슬퍼했다, 오고 싶다고 하셨다, 다들 건강히 지내시라며 기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처음에 이 스크립트를 받았을 때 에이전시 매니저를 통해 받았고 이 작업이 진행되는 걸 알고 있었다, 또한 코고나다 감독님이 ‘콜럼버스’를 작업한 감독님인 걸 알고 그분의 비주얼 에세이도 알았다”고 밝혔다.

‘애프터 양’에서 저스틴 민은 안드로이드 로봇 양을 연기했으며, 할리우드 스타 콜린 파렐이 아버지 제이크 역할을 맡았다.

저스틴 민은 ‘애프터 양’의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눈물을 흘렸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비행기에서 처음 이 대본을 읽었는데 읽으면서 올 때 울어서 옆에 앉은 여자가 괜찮냐고 물을 정도였다, 그래서 ‘좋은 이야기 읽고 있어서 그렇다’고 대답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 대본을 읽으면서 눈물이 났던 이유는 항상 뭔가 힘겹게 생각하고 고민했던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으로서)항상 뭔가를 더 원했다”며 “좋은 일과 돈, 미국이 추구하는 이상성, 그런데 양이라는 캐릭터가 갖고 있는 양의 평온함, 깊음, 평안함이 나에게 감동을 줬다”고 설명했다.

또한 “더 행복하기 위해서 많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냥 가진 것만으로 행복하다, 이것이 인간성을 관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애프터 양’에는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가족이 등장한다. 더 나아가 이 영화는 인간이 아닌 안드로이드나 복제인간 등을 등장시켜 인간의 조건과 존엄성 등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다. 인종차별에 대한 메시지도 담겨있다.

저스틴 민은 “(인종차별은)이 영화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부분이다, 이 영화는 인종에 대해서 직접적이면서 미묘한 탐구를 보여준다”며 “아주 복잡한 뉘앙스와 이런 것들이 많이 있었고 최근 몇년간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 ‘스탑 아시안 헤이트’(stop asian hate) 운동 등이 일어나는 등 인종 차별의 결과가 있었다”며 “영화에서도 조명한다, 부정적이거나 냉소적으로 다루기 보다는 가족의 렌즈를 통해서 질문을 던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건전한, 건강한 방식으로 대화를 하는 게 있다, 이 영화에서 가족의 렌즈를 통해서 희망, 사랑을 이야기 한다”고 덧붙였다.

저스틴 민은 영화를 통해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자신이 오랫동안 해온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기도 했다. 그는 “아시안 정체성은 양이 겪는 어려움이다, 나도 같은 것으로 아시안 정체성을 고민한 순간들이 많다”며 “영화에서 중요한 순간이 나온다, 차에 대한 대화를 나눌 때 ‘(양이)나도 차에 대한 감정을 진짜 느꼈으면 좋겠다’ 하는 대화를 하는데 사실 미국에 살면서 한국인 가족들과 살았고 한국인처럼 보이고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 말도 조금 할 수 있는데 ‘이게 진짜일까?’ 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한국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기억이 없어서 그런 고민이 이 영화에서도 많이 비슷하게 드러나고, 공감하면서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저스틴 민은 코고나다 감독과도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공감대를 나눴다고 알리기도 했다. 그는 “코고나다와 3시간 커피를 마시면서 얘기했다, 친절하고 겸손하고 인생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나눴다”며 시나리오를 받고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던 순간들을 떠올렸다.

이어 그는 “(감독과)아시아계 미국인의 정체성 공유하면서 그런 이야기도 영화에 진지하게 드러나는데, 그런 이야기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안드로이드를 연기하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저스틴 민은 “코고나다 감독님을 만낫을 때 가장 먼저 물어봤다, 이 캐릭터가 얼마나 더 로봇처럼 보이고 얼마나 인간처럼 보이는지, 그런데 감독님이 답을 안줬다”고 말했다.

이어 “의도적으로 미스터리하게 했다, 촬영하면서도 여러 방식으로 테이크 촬영하면서 답을 찾았다, 로봇처럼 보여야지, 아주 인간처럼 보여야지 생각했다기 보다는, 로봇이 관계를 캐릭터들과 맺어나가면서 발견되는 측면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애프터 양’은 ‘미나리’ 제작사 A24의 신작이기도 하다. 제74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공식 초청됐으며 올해 열린 제37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알프레드 P. 슬로안 상’(Alfred P. Sloan Feature Film Prize)을 수상했다. 상반기 국내에서 개봉 예정이다.

(전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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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민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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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양’ 스틸 컷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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