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함께 - 인과 연’ 역대 초고속 1000만 클럽 눈앞…쌍천만 신화 ‘神’의 세 가지 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8월 10일 06시 57분


영화 ‘신과함께 - 인과 연’이 지난해 개봉한 1편에 이어 1000만 관객 동원을 눈앞에 뒀다. 한국영화 시리즈가 나란히 1000만 클럽에 들기는 처음이다. 사진은 6일 대만 프로모션에 나선 주연 배우 마동석과 김향기, 주지훈, 김동욱, 하정우와 김용화 감독(왼쪽부터)이 현지 팬들과 만난 모습.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함께 - 인과 연’이 지난해 개봉한 1편에 이어 1000만 관객 동원을 눈앞에 뒀다. 한국영화 시리즈가 나란히 1000만 클럽에 들기는 처음이다. 사진은 6일 대만 프로모션에 나선 주연 배우 마동석과 김향기, 주지훈, 김동욱, 하정우와 김용화 감독(왼쪽부터)이 현지 팬들과 만난 모습.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김용화 감독, 원작 망칠까 2회 거절
고심 끝 직접 시나리오 쓰기로 결심

1·2부 동시 촬영 → 순차 개봉 모험
롯데, ‘리스크’ 안고 투자배급 단행

핵심 캐릭터 제외 논란도 있었지만
과감한 원작 각색으로 공감 이끌어


영화 ‘신과함께’가 한국영화사에 새로운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12월20일 개봉한 1편에 이어 이달 1일 개봉한 후속편 ‘신과함께 - 인과 연’이 이르면 12일 누적관객 1000만 명을 넘어선다. 7개월 차이로 개봉한 시리즈 두 편이 나란히 ‘1000만 클럽’에 드는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신과함께’(제작 리얼라이즈픽처스·덱스터스튜디오) 시리즈의 ‘쌍천만’ 대기록은 현재 한 편의 상업영화가 이룰 수 있는 최고치의 성과로 평가받는다. 세대 공감을 일으킨 탄탄한 스토리와 관객의 눈높이에 적중한 탁월한 기술력이 흥행을 이끈 원동력이다. 하지만 영화가 기획되고 제작되는 과정에서의 ‘결정적인 선택들’이 대기록 탄생의 초석을 다진 ‘신의 한 수’가 됐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영화 ‘신과함께’의 김용화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함께’의 김용화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김용화 감독, 거절에서 수락까지

‘신과함께’는 주호민 작가의 웹툰이 원작이다. 막강 팬덤을 보유한 히트작이다. 김용화 감독은 영화 ‘국가대표’를 끝낸 2009년께 처음 ‘신과함께’의 영화화에 대한 의사를 전달받았지만 거절했다. 다음 프로젝트로 ‘미스터 고’를 준비하던 차였다.

그로부터 3년 뒤 감독은 다시 한번 ‘신과함께’ 연출을 제안받았다. 그 사이 몇몇 감독이 시나리오를 써 여러 버전이 나오는 등 영화화 과정이 난항을 겪은 뒤였다. 하지만 두 번째 제안도 거절. 김용화 감독은 “두 번이나 거절한 뒤 영화가 아닌 드라마로 만들어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작진에 아이디어를 줬다. 이후 여러 의견을 나누면서 결국 내가 시나리오를 쓰게 된, 운명처럼 다가온 작품”이라고 밝혔다.

감독의 설명처럼 그와 ‘신과함께’의 만남은 “운명”일 수밖에 없다. 저승의 세계를 스크린에 구현해야 하는 영화인 만큼 컴퓨터그래픽 등 VFX(시각효과)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완성할 수 없는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마침 김용화 감독은 고릴라가 야구선수로 활약하는 이야기인 ‘미스터 고’를 준비하며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였다. VFX를 필두로 하는 덱스터스튜디오를 설립해 중국영화 ‘몽키킹2’의 시각효과를 맡아 성공으로 이끈 감독의 노하우가 ‘신과함께’로 향했다.

영화 ‘신과함께 - 죄와 벌’의 한 장면.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함께 - 죄와 벌’의 한 장면.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1·2부 동시촬영·순차개봉의 ‘적중’

‘신과함께’ 1, 2편의 순제작비는 약 350억원. 마케팅 비용 등을 더한 총제작비는 400억원을 조금 넘는다. 상당한 액수이지만 총 1441만 관객을 모은 1편의 흥행수익으로 총 제작비를 전부 회수한 상태. 1편의 극장 매출액은 1156억9961만원. 2편 역시 8일 기준 640억3424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영화에서 시리즈 제작은 간간히 있어 왔지만 ‘신과함께’처럼 몸집이 큰 작품이 연달아 시리즈로 나오기는 처음이다. 방대한 이야기를 두 편에 담기로 결정한 제작진 앞에 놓인 가장 큰 숙제는 1편과 2편의 촬영에 시간차를 둘지, 아니면 동시에 진행할지 여부였다.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동시에 촬영해 나눠 개봉하면서 제작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게 최적이었다.

하지만 리스크가 상당한 이런 도전을 투자배급사가 선뜻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 일. 제작진의 결정을 수락한 곳이 바로 롯데엔터테인먼트다. 당초 ‘신과함께’는 4년여 동안 CJ엔터테인먼트와 투자배급을 준비해왔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누구도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 제작 방식을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받아들였고, 결국 기록 탄생을 이끌었다.

개봉 전략도 적중했다. 처음 ‘신과함께’ 1편은 지난해 여름 개봉을 준비했지만 이를 겨울로 미뤘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개봉까지 시간을 더 확보, 후반작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결국 ‘신과함께’ 1편은 ‘택시운전사’와 ‘군함도’가 버티고 있던 여름을 비껴간 덕을 톡톡히 봤다.

영화 ‘신과함께 - 인과 연’의 한 장면.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함께 - 인과 연’의 한 장면.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영리한’ 각색…공감과 소통 이끌어

유명 원작을 영화로 옮기는 과정은 새로운 창작보다 더 큰 어려움이 따른다. ‘신과함께’ 역시 기획단계서부터 개봉을 앞둔 시점까지 여러 우려의 시선을 받았다. 성공한 원작 웹툰을 어떻게 영화로 구현할지에 대한 의구심, 원작의 핵심 캐릭터인 변호사 진기한을 영화가 담지 않은 선택도 우려를 자아낸 부분이다.

하지만 원작의 캐릭터와 이야기를 생략하거나 축약하고, 영화적인 상상력을 보태 새로운 설정을 추가한 영리한 시나리오 설계는 ‘신과함께’ 시리즈의 성공을 가능케 한 절대적인 힘이다. ‘신과함께 - 인과 연’에서 관객이 가장 크게 호응하는 핵심 스토리인 저승차사 강림(하정우)과 그 부친의 과거 이야기 역시 원작에 없는, 김용화 감독의 아이디어다.

“1편은 극한으로 끝까지 가보자는 마음이었고, 2편은 이야기와 서사의 밀도를 유지하려 했다”는 감독의 구상이 적중한 셈이다. 동시에 1편에선 눈물 쏟게 하는 모성을, 2편에선 더 뭉클한 부성을 그린 점 역시 ‘신과함께’ 세계관으로 관객을 빠져들게 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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