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인 그녀·조폭 마누라까지…시대따라 점점 세지는 여성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6월 1일 06시 57분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왼쪽)-‘조폭 마누라’의 신은경. 사진제공|이엠픽처스·시네마서비스·코리아픽처스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왼쪽)-‘조폭 마누라’의 신은경. 사진제공|이엠픽처스·시네마서비스·코리아픽처스
한국영화 여성캐릭터 변천사

영화 속 여성 캐릭터는 시대상과 함께 변화해왔다. 현실을 반영하는 매체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영화의 주 관객층이 여성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검열 폐지 등에 따른 소재와 장르의 다양성, 표현의 자유 확대, 창의적 기획력을 갖춘 전문인력 유입, 영상세대의 성장 등을 통해 한국영화가 중흥기를 맞은 1990년대 이후 여성 캐릭터는 더욱 다채롭게 스크린을 장식했다.

1992년 김의석 감독의 ‘결혼 이야기’는 그 포문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다. 신혼부부의 좌충우돌을 그린 영화는 심혜진이 연기한 최민수의 아내를 통해 신세대 전문직 여성의 세련되고 당당한 모습을 연기했다. 현대적 여성의 새로운 캐릭터로서 여전히 남아 있다.

최민수·심혜진 주연의 1992년 영화 ‘결혼 이야기’. 사진제공|익영영화
최민수·심혜진 주연의 1992년 영화 ‘결혼 이야기’. 사진제공|익영영화

이 같은 모습은 1990년대 멜로영화 속에서 다채롭게 변주됐다. 특히 1998년 임상수 감독의 ‘처녀들의 저녁식사’ 속 강수연과, 진희경, 김여진은 더욱 주체적으로 이야기를 이끌며 여성의 욕망에 관한 솔직한 화두를 던졌다. 이듬해 ‘쉬리’의 김윤진은 액션연기를 통해 ‘여전사’ 캐릭터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2001년 ‘엽기적인 그녀’의 ‘엽기녀’는 로맨틱코미디 영화의 여성 캐릭터를 단박에 전복했다. 첫사랑의 아픔을 그야말로 엽기적으로 드러내며 남성 캐릭터를 압도한 ‘그녀’는 전지현의 순정한 외모와 어우러지며 캐릭터의 절묘한 매력을 더했다.

이처럼 더욱 ‘세진’ 여성 캐릭터는 아예 여성 조폭 보스(‘조폭 마누라’)로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이후 ‘피도 눈물도 없이’와 ‘무뢰한’의 전도연, ‘친절한 금자씨’의 이영애, ‘마더’의 김혜자, 비호감의 매력을 극대화한 ‘미쓰 홍당무’의 공효진 등 개성 강하고 독특한 여성 캐릭터들이 잇따랐다. 김혜수는 ‘미옥’과 ‘차이나타운’을 통해 조직을 이끄는 보스로서 카리스마를 드러내기도 했고, ‘악녀’ 김옥빈은 남자배우도 힘겨운 현란한 액션연기로 영역을 확장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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