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계 ‘식당열풍’①] 그 ‘식당’엔 특별한 3가지 맛이 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월 12일 06시 57분


‘요리하고, 먹고…’ 작은 식당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에 시청자들이 반응한다. ‘먹방’과 ‘쿡방’의 재미가 쏠쏠하다. 사진은 시즌1의 인기에 힘입어 시즌2까지 성공적으로 출발한 ‘윤식당’ - 윤여정과 정유미가 주방에서 분주하게 요리하고 있는 모습 - ‘힐링’을 안기는 주요 촬영지 스페인의 아름다운 풍광 - ‘강식당’의 주방을 책임진 강호동(왼쪽 상단부터 역시계 방향으로). 사진|tvN·tvN 방송 화면 캡처
‘요리하고, 먹고…’ 작은 식당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에 시청자들이 반응한다. ‘먹방’과 ‘쿡방’의 재미가 쏠쏠하다. 사진은 시즌1의 인기에 힘입어 시즌2까지 성공적으로 출발한 ‘윤식당’ - 윤여정과 정유미가 주방에서 분주하게 요리하고 있는 모습 - ‘힐링’을 안기는 주요 촬영지 스페인의 아름다운 풍광 - ‘강식당’의 주방을 책임진 강호동(왼쪽 상단부터 역시계 방향으로). 사진|tvN·tvN 방송 화면 캡처
■ ‘강식당’ ‘윤식당2’ 시청자 열광…요즘 그 ‘식당’이 뜨는 이유

제주도·낯선 외국도시 섭외 ‘힐링의 맛’
‘맨땅에 헤딩’하는 스타들 ‘응원하는 맛’
외국인까지 찬사, 한식 알린 ‘뿌듯한 맛’


시청자들이 ‘식당’에 열광하고 있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 대청마루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집밥식당’ 콘셉트를 넘어 번듯한 장소에서 멋스러운 요리를 돈을 받고 제공하는 포맷에 신선한 재미를 느낀다. 이 열풍의 정점을 이끈 주역은 단연 케이블채널 tvN ‘윤식당’이다. ‘윤식당’은 최근 몇 년간 예능프로그램의 인기 콘셉트였던 ‘먹방(먹는 방송)’, ‘쿡방(요리 방송)’, 여행의 매력을 모아 세 가지의 재미를 동시에 전달한다. 시즌1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5일 선보인 시즌2는 14.1%(닐슨코리아)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 먹방+쿡방+여행의 삼위일체

‘윤식당2’는 스페인 남부에 자리한 테네리페섬의 가라치코 마을에서 실제 식당을 일정 기간 빌려 문을 열었다. 윤여정,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이 요리와 서빙 등 ‘업무’를 분담해 손님을 맞이한다. 시즌1은 박서준에 앞서 신구가 출연해 인도네시아 길리 트라왕안섬에서 관광객과 현지인을 대상으로 식당을 운영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강식당’은 제주도에서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안재현, 송민호(위너)가 음식을 만들어 파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본격적인 촬영에 앞서 전문가들의 도움을 얻은 윤여정은 전문가 수준의 실력을 보여줬으며, 강호동은 서툴지만 요리를 완성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으로 초보 사장의 면모를 드러냈다. 손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연구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상당히 고심하는 모습으로 긴장감을 연출하기도 했다. 또 손님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려 주방 안을 분주히 오가는 장면도 색다르다. 이를 통해 요리프로그램처럼 사실적이고 생동감 있게 연출해 시청자가 따라할 수 있도록 ‘쿡방’의 인기 흐름까지 이어가고 있다.

‘먹방’은 관찰하는 재미를 추가했다. 음식을 맛본 손님의 반응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특히 ‘윤식당’은 외국인 손님을 맞고 있어 이들이 처음으로 접하는 한식(韓食)에 얼마나 흥미를 느낄지 지켜보게 하는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 또 이전 ‘먹방’과 ‘쿡방’에서 보여준 음식보다 완성도가 높아 객관적이고 냉철한 평가를 기대할 수 있게 한다.

시청자의 눈과 입만 만족시키지 않는다. 요리가 중심이지만 여행프로그램이 주는 ‘힐링’의 감성이 담겨 보는 이의 마음까지 풍요롭게 한다. 누구나 아는 나라이지만 아직은 낯선 도시를 선정해 이국적인 풍경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장사할 때와 달리 도시 분위기를 보여줄 때는 느릿하고 여유롭게 연출해 현지에 실제 관광을 온 듯한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윤식당’은 그동안 인기를 모았던 ‘먹방’과 ‘쿡방’의 콘셉트에 식당 운영이라는 요소를 얹어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그 배경이 되는 공간도 휴양지로 선택해 여행프로그램에서 느끼는 시청자의 대리만족감을 극대화하며 ‘힐링’의 감성까지 놓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식당1’의 ‘불고기라이스’ - ‘윤식당2’의 ‘비빔밥’ - ‘강식당’의 ‘강호동까스’(위쪽부터). 사진출처|tvN 방송 화면 캡처
‘윤식당1’의 ‘불고기라이스’ - ‘윤식당2’의 ‘비빔밥’ - ‘강식당’의 ‘강호동까스’(위쪽부터). 사진출처|tvN 방송 화면 캡처

● “재미와 흥미 넘어 뿌듯함까지”

하지만 단순히 시청자의 웃음을 자아내며 그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에 그친다면 그만큼 화제를 모으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강식당’과 ‘윤식당’은 시청자에게 뿌듯함을 안기며 출연진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까지 들게 한다. 요리, 장사와는 거리가 먼 이들이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손님을 상대하고 수익을 내기 위해 머리를 싸매는 모습은 더욱 그렇다.

‘윤식당’은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인에게 한식을 알리고 있다. 시즌1에서 불고기를 활용한 밥, 라면, 햄버거를 팔았고, 시즌2에서는 다양한 한식을 소개하기 위해 김치전, 비빔밥, 호떡으로 메뉴를 확대해 현지인 입맛에 맞는 퓨전식으로 개발했다. 일정 기간 식당을 운영하는 것이지만 한국과 한국인, 한국 음식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정성 들여 준비하는 모습이 소소한 감동을 안긴다.

‘강식당’은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호동은 초반과 달리 일취월장한 요리 실력으로 돈가스, 오므라이스 등을 만들어냈다. 갑자기 손님이 몰리는 바람에 주문이 밀려 우왕좌왕해 보는 사람마저 긴장하게 했던 그였지만 차츰 변화해가는 모습에 시청자는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다. 또 모든 출연자 역시 점차 식당 운영에 익숙해져가는 과정은 시청자의 공감을 얻으며 자영업자들에게 용기를 주었다는 평가다.

하 평론가는 “돈을 받고 음식을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요리의 완성도가 중요하다. 특히 ‘윤식당’은 외국인을 상대로 해 허술하면 한식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사전에 철저히 준비해 그런 우려를 불식하고 있다”며 “‘힐링’과는 또 다른 감성을 자극한 것도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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