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사이드] 김윤석·오달수·우현, 영화 ‘1987’이 각별한 이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1월 30일 06시 57분


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촉발된 민주화운동을 그린 ‘1987’의 김윤석(가운데)은 고인의 부산 혜광고 2년 후배여서 영화 출연에 대한 감회가 남달랐다. 사진제공|우정필름
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촉발된 민주화운동을 그린 ‘1987’의 김윤석(가운데)은 고인의 부산 혜광고 2년 후배여서 영화 출연에 대한 감회가 남달랐다. 사진제공|우정필름
■ 영화 ‘1987’ 세 남자, 특별한 사연

김윤석·오달수, 故 박종철 혜광고 후배
오달수, 시위하다 붙잡혀 사흘간 유치장
우현, 연대 총학서 이한열 장례식 주도


1987년 1월 일어난 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그로부터 시작된 양심선언과 이어진 6월항쟁 그리고 고 이한열 열사의 이야기가 영화 ‘1987’에 담긴다. 12월27일 개봉하는 영화는 민주화의 기폭제가 된 주요 사건과 그에 얽힌 사람들을 통해 우리의 ‘현재’를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화려한 스타들이 ‘1987’(감독 장준환·제작 우정필름)에 집결하면서 기대가 높은 가운데 영화에 참여한 배우들 중 특히 김윤석과 오달수, 우현의 감회와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1987년 민주화운동을 둘러싼 사건 및 인물과 직접 인연을 맺고 있어서다. 개봉을 앞두고 이들 세 사람의 숨은 사연이 주목받는 이유다.

먼저 김윤석과 오달수는 서울대 재학중 고문을 당하다 사망한 고 박종철 운동가의 고등학교 2년, 3년 후배다. 부산이 고향인 이들은 혜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고교 졸업 뒤 부산에 있는 대학에 진학한 김윤석과 지역 연극 무대에 오른 오달수는 고교 선배인 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일어나면서 그에 따른 엄혹한 분위기를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밖에 없었다.

김윤석은 “박종철 열사는 고등학교 선배라서 ‘1987’의 이야기는 나에게 남다르게 다가왔다”며 “물론 그에 대한 일종의 책임감으로 이번 영화를 택한 것은 아니지만 민주화운동을 하던 그때나 촛불광장에 사람들이 나온 지금이나 우리 마음은 같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영화에서 김윤석은 박종철 사망사건 은폐를 주도하는 대공수사처장 역할이다. 반공의식과 권력에 대한 충성으로 뭉친 인물. 그는 “시대가 만들어낸 불행한 인물이고 괴물 같은 사람”이라고 자신의 역할을 설명했다.

오달수 역시 영화 주요 소재인 6월항쟁과 무관치 않다. 당시 전국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지면서 재수생 신분이던 오달수도 광장으로 나갔다. 시위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힌 그는 3일간 유치장 신세를 진 경험도 있다.

영화 ‘1987’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역할로 출연하는 우현(맨 왼쪽)은 1987년 연세대 총학생회 집행부로서 고 이한열 열사의 49재 행사를 이끌었다. 사진제공|우상호 의원 페이스북
영화 ‘1987’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역할로 출연하는 우현(맨 왼쪽)은 1987년 연세대 총학생회 집행부로서 고 이한열 열사의 49재 행사를 이끌었다. 사진제공|우상호 의원 페이스북

배우 우현은 1987년을 이야기할 때 빼놓기 어려운 인물로 통한다. 당시 연세대학교 신학과 학생이던 우현은 총학생회 사회부장을 맡고 학생운동에 참여했다. 당시 함께 한 대학후배가 바로 고 이한열 열사다. 우현은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에서 활동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 등과 함께 그해 7월 사망한 고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은 물론 49재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들의 모습이 담긴 당시 사진이 최근 공개돼 주목받기도 했다.

우현은 ‘1987’에서 비중은 크지 않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역할로 출연한다. 이한열 열사도 영화에 등장하는 만큼 연기를 떠나 개인적으로 갖는 의미와 감회가 특별할 수밖에 없다.

‘1987’의 장준환 감독은 “배우들 가운데 자신이 직접 겪은 상황과 기억을 간직하고 기꺼이 참여한 분들이 있다”며 “1987년 일어난 기적이 지금까지 이어진다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