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의 침체…그래도 희망은 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7월 29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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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장윤정-박현빈-홍진영(맨 왼쪽부터). 동아닷컴DB
가수 장윤정-박현빈-홍진영(맨 왼쪽부터). 동아닷컴DB
트로트가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트로트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장윤정, 박현빈, 홍진영이 잇달아 성공한 후 걸그룹 멤버를 연상시키는 여성 트로트 가수들이 대거 탄생하고, 트로트계에서 보기 드문 남성듀오도 데뷔하는 등 꾸준히 트로트 시장에 가수들이 배출되지만, 아직 스타플레이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아이돌 가수들의 활약이 계속되면서 50대 이상의 트로트 가수들은 설자리마저 잃는 형국이다.

행사업계도 아이돌 가수들에게 주도권을 내준지 오래다. 트로트 가수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지역 명물축제에도 이제 아이돌 가수들이 출연한다. 한 행사 에이전트에 따르면 트로트 가수들의 행사 건수가 해마다 10~20%씩 줄어들고 있다.

음악사이트를 봐도 트로트의 좁아진 입지는 쉽게 확인된다. 국내 모든 음악사이트의 테이터를 합산하는 가온차트가 집계를 시작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디지털 종합차트 100위권에는 트로트곡이 단 한 곡도 없다.

국내 최대 음악사이트 멜론의 연간차트를 살펴봐도, 지난 10년간 트로트곡이 연간차트 100위권에 오른 것은 2008년 빅뱅 대성의 ‘날 봐, 귀순’(87위) 단 한 곡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대성은 전문 트로트 가수도 아니고, ‘날 봐, 귀순’은 이벤트성 음원에 가깝다. 음악사이트에서 트로트 곡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

트로트가 불황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트로트에 대한 수요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트로트 소비층이 고령화되면서 적극적인 소비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국내 음악사이트 이용자는 10~20대가 핵심 연령층이다. 이들에겐 아이돌 음악과 힙합이 익숙하다.

트로트가 소개될 방송 프로그램도 거의 없다. 지상파 프로그램으로는 KBS 1TV ‘가요무대’, ‘전국노래자랑’이 있지만, 그나마 ‘가요무대’는 옛 노래들을 부르는 프로그램이다. ‘전국노래자랑’에는 초대가수가 보통 1회에 6명(팀)이 출연한다. 여기 출연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전통가요가 젊은층으로부터 외면당하는 현상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에서 엔카의 입지가 줄어들면서 일본의 여야 의원 50여명은 3월 ‘엔카·가요곡을 응원하는 국회의원 모임’이란 초당파 의원 모임을 발족했다. 문화로서의 엔카와 작곡가들의 제작환경을 지원하는 것이 모임의 목적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조정민 등 젊은 층에 어필하려는 트로트계의 시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의 여왕’이라 불리는 금잔디 측 관계자는 “트로트 시장이 매우 위축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바쁘게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면서 “트로트가 친근하게 다가가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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