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내 삶은 중독이라고 할 만큼 온통 영화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월 29일 08시 00분


영화 ‘검사외전’으로 다시 관객을 찾는 배우 강동원. 자신의 영화가 한·중·일 3국에서 동시 개봉하는 날을 꿈꾼다는 그는 “나만의 길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검사외전’으로 다시 관객을 찾는 배우 강동원. 자신의 영화가 한·중·일 3국에서 동시 개봉하는 날을 꿈꾼다는 그는 “나만의 길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사진제공|쇼박스
‘검은 사제들’부터 ‘마스터’까지 쉼없는 질주
영화 찍고 영화하는 사람들과 또 영화얘기
“‘검사외전’ 작정하고 도전해 신나서 해냈다”

강동원이 말했다.

“나만의 길을 만들고 싶다. 선배들이 닦아놓은 길을 묵묵히 걸어가기는 싫다.”

자신만만한 이 배우는 어떤 ‘길’을 꿈꾸고 있을까.

“한국영화를 해외시장에 알리는 한 축이 되고 싶다. 이루려고 한다. 아마도 샴페인을 터트리는 날은 내 영화가 한·중·일 3국에서 동시에 개봉하는 날이 될 것이다.”

만약 강동원의 ‘뇌 지도’를 그린다면 가장 넓은 영토를 차지할 키워드는 ‘영화’가 분명하다.

“(영화를)쉴 이유도 없고, 쉬고 싶지도 않다. 쉰다고 할 일도 없다. 중독이라고 할 만큼 온통 영화뿐이다. 다른 건 귀찮다. 내 이미지가 소비되는 걸 극도로 꺼리는 이유도, 그런 부분을 아껴서 영화를 더 많이 찍고 싶어서다.”

지난해 11월 ‘검은 사제들’의 흥행, 불과 3개월 만에 내놓는 새 영화 ‘검사외전’, 2월 말까지 촬영하는 또 다른 영화 ‘가려진 시간’, 뒤이어 4월 초 시작하는 ‘마스터’까지. 강동원은 오직 영화 안에서 질주하고 있다. 여기에 영화를 직접 기획하는 일까지 준비 중이다. “영화 찍고, 영화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술자리에서 또 영화를 얘기하는” 삶이 요즘 일상이다.

영화로는 자주 만나지만 실제 생활은 냉정하리만치 베일 속이다.

“궁금해 한다고 무슨 색깔의 속옷을 입었는지까지 말해줄 순 없지 않나.(웃음) 팬들에게도 처음부터 말해왔다. 어느 선부터는 넘어오지 말라고. 대신 최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때론 팬들의 아우성이 들린다. 손가락 하트 정도는 만들어 보여줄 수 있지 않느냐는 식의 주문이다. 그럴 때면 강동원은 “내 영화는 봐주되, 다른 스타의 팬을 하라”고 맞선다. ‘나쁜 남자 스타일’이라고 하자 “최근 새로 생긴 10대 팬들은 나에게 적응 못 한다”며 웃었다.

강동원은 ‘티켓파워’에서 빼놓기 어려운 배우가 됐다. 2월3일 개봉하는 ‘검사외전’(감독 이일형·제작 사나이픽쳐스)으로 그 명성이 이어질 가능성은 크다. 그는 “작정하고 도전했고 신나서 해냈다”고 돌이켰다. 확신을 갖고 참여한 영화인만큼 자신감이 넘친다.

“관객을 웃기겠다는 각오였다. 잘 해낸다면 관객이 나를 새롭게 볼 거라 여겼다.”

영화는 누명을 쓴 검사(황정민)가 교도소에서 만난 사기꾼(강동원)과 손잡고 벌이는 통쾌한 복수극이다. 강동원은 그동안 코미디 연기로 인정받은 여러 배우들이 ‘위기의식’을 느낄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뽐낸다. 어설픈 영어 발음으로 “후 아 유”라고 묻는 강동원의 첫 등장부터 웃지 않고는 버티기 어렵다.

촬영 도중 강동원은 시나리오에 없던 키스신 연기에 흔쾌히 응했고, 현란한 셔플 댄스는 물론 중년의 여성과 일명 ‘부비부비 춤’까지 춘다. 어느 때보다 과감하다. 강동원은 이런 자신을 두고 “제작진을 믿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작업하기 수월한 배우”라고 칭했다. “웬만하면 다 한다. 고집 부리지 않는다. 그런 시간조차 아깝다.”

강동원은 얼마 전 ‘외유’를 했다. 친한 친구인 가수 주형진의 신곡 ‘비밀을 말하다’ 뮤직비디오에 출연했고, 이를 두고 “의리있다”는 시선도 받았다. 그는 “의리는 가장 싫어하는 단어 중 하나”라며 선을 그었다. 이유가 분명하다.

“날 좋게만 봐 준다면 어디서 나쁜 일 못하잖나. 적당히 나쁘게, 적당하게 봐주길 원한다.

인터뷰를 위해 마주앉은 테이블 위에는 강동원이 “어제 마트에서 싸게 팔기에 샀다”는 사탕 상자가 놓여 있었다.

“장을 직접 본다. 혼자 산 지 벌써 19년째다. 요리 시작한 지는 10년쯤 됐다.”

부모님께는 나름 아들 몫을 하는 눈치였다. ‘설에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냐’고 물었더니 “용돈은 늘 드린다”고 답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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