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애씨’ 이승준, 연극부터 드라마까지 섭렵…“난 운 좋은 사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5월 17일 0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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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승준. 박화용 기자 inphoto@d 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배우 이승준. 박화용 기자 inphoto@d onga.com 트위터 @seven7sola
20대에 연극무대를 누비다 30대에 스크린으로 넘어왔다. 그리고 40대에는 안방극장이다.

배우 이승준(41)이 전방위 활약 중이다.

여기저기서 자신을 찾고 있지만 그는 연기를 시작하고부터 일이 끊어질까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흐름을 한 번이라도 놓치면 기회는 사라진다.

하지만 이승준은 이 고비를 넘기며 이제는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일을 즐기고 있다.

“1996년부터 연극을 해왔다. 영화, 드라마로 넘어오는 데 쉽지 않았다. 몇 년 동안은 연극과는 다른 이 쪽의 시스템에 적응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 연기하는 것은 똑같지만 좀 뭐랄까, 관객이 아닌 카메라 앞에 서는 건 날 스스로 위축시키더라.”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인 이승준은 줄곧 연극을 해오다 영화 ‘인간중독’ ‘분노의 윤리학’ ‘최종별기 활’ ‘심장이 뛴다’ ‘핸드폰’ 등 다수의 작품에 주·조연과 단역을 가리지 않고 출연했다.

2012년 드라마 ‘닥터 진’을 시작으로 ‘나인:아홉 번의 시간여행’ ‘비밀’ 등에 얼굴을 비추며 현재 방송 중인 케이블채널 tvN ‘막돼먹은 영애씨’를 통해 시청자의 시선에도 들어왔다. 그동안 작품 속과는 다른 이미지를 보여준 이승준의 변신에 시청자는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시즌 12에 이어 13에 출연 중인 이승준은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낙원인쇄소 사장 역을 연기 중이다. 직책만 사장이지 돈줄은 아버지가 쥐고 있는 월급쟁이 ‘바지사장’이다. 진지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운 캐릭터로, 실제 이승준의 성격과는 정반대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깐죽대는 성격은 아니다. 진중한 면도 있다”며 웃는다.

이승준은 ‘막돼먹은 영애씨’에 대해 “처음에는 꺼렸다”며 “굉장히 고민해 선택한 작품이다. 워낙 장수프로그램이라 익히 알고 있었지만 오해와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처럼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이 있다면 “설득하고 싶다”며 작품에 애착을 드러냈다.

“한 편의 작품에는 여러 작가가 달라붙는다. 각 작가별로 그려내는 이야기의 매력이 크다. 한 작가의 머릿속에서만 만들어지는 게 아니어서 묘한 매력과 미덕이 있다. 대사만 외우면 현장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다. 외우는 게 어려워서 그렇지. 하하!”

익숙함과 편안함은 때론 독이 되기도 한다. 특히 ‘막돼먹은 영애씨’에서는 평범한 사람의 일상적인 모습을 연기하면서 다른 캐릭터와는 다르게 더욱 빠르고 깊게 빠져들곤 한다고 그는 말한다. 하지만 여전히 심각한 고민도 남는다.

“연기하는 제 모습을 어느 날 보고 반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작업이 수월하지 않다. 하루 종일 집중해도 부족한데 대본 그대로 연기하고 연구를 하지 않더라. 너무 편하게 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저를 돌아보게 됐다.”

스스로 깨닫기까지 2012년 결혼한 아내의 내조도 컸다. 이승준에게 아내는 최고의 팬이자 엄격한 존재다. 연극을 할 때부터 봐왔기에 누구보다 남편을 잘 안다. 두 사람은 팬과 연기자로 만났다.

1999년부터 이승준은 자신의 연극을 봐온 지금의 아내와 4년 동안 사랑을 쌓은 끝에 결혼했다.

그는 “처음에는 무명배우인 제 공연을 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자체가 고마웠다. 광적으로 ‘저 팬이에요’라고 말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연극이라는 같은 관심사 덕분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아직 아이가 없는 이승준은 2세 계획을 조금씩 세우려고 한다. 그래서 휴식도 필요하다.

“연기하면서 ‘아, 조금 쉬고 싶다’는 말이 나온다면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저는 정말 쉬게 될까봐 겁이 나는데.(웃음) 특히 배우들은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불안하다.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회의감을 느낄 때가 있다. 저도 일이 끊긴 적이 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운 좋은 사람이다.”

결국 그는 “실력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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